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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지금 '전쟁터'…"9·11 테러 이후 응급전화 가장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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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진앙으로 떠오른 미국 뉴욕이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전쟁 지역 : 뉴욕시 앰뷸런스는 지금 9·11 때만큼 바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욕시 응급구조사들이 전하는 코로나19 참상을 생생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응급의료서비스를 요청하는 911 전화는 보통 하루 4천여 건 걸려오는데, 지난 26일에는 7천 건이 넘는 응급 전화가 걸려왔다.
이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한 번도 보지 못한 통화량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하루 응급전화 기록은 지난주에만 세 차례나 깨졌다고 한다.
최근 뉴욕시 맨해튼의 가정집 2곳에 연달아 출동한 응급구조요원 필 수아레스는 비좁은 아파트에서 가족 전체가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을 목격한 뒤 "나도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9·11 테러 당시 구조 활동을 돕고 이후 이라크전에도 참전한 수아레스는 NYT에 "솔직히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이미 우리 식구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NYT와 인터뷰한 뉴욕시 응급구조요원과 소방국 관계자 10여 명은 시내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들로 넘쳐나면서 일부 환자는 자택에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시 보건의료 시스템이 모든 환자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를 응급실로 빨리 보내야 하는지, 누구를 집에 남겨도 괜찮은지 등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결정을 현장 응급의료 인력이 내리는 실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뉴욕시 브루클린의 한 응급구조사는 하루 동안 너무 많은 심정지 환자를 돌보느라 갖고 있던 제세동기 배터리가 방전됐다며 "당신이 어디 사는지, 얼마나 많은 돈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바이러스는 모두를 똑같이 대한다"고 말했다.
너무 많이 출동하다 보니 구급 인력의 감염을 막을 보호장비도 모자랄 지경이다. 브루클린의 다른 응급구조사는 자신의 스카프와 커피필터로 `수제 마스크`를 만들기 시작했고, 또 다른 요원은 한 번 사용한 N95 마스크를 며칠 동안 계속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뉴욕 소방국은 구급요원들을 위한 보호장구 부족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배급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의사, 간호사는 물론 구급요원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까지 뉴욕 소방국 대원 20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뉴욕 소방국 응급의료서비스를 담당하는 앤서니 알모지러는 보건의료 종사자인 한 중년 여성의 심정지 신고를 받고 출동해 35분간 소생술을 폈으나 끝내 살리지 못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
역시 의료계 종사자인 남편은 아내가 5일 동안이나 아파서 집에 머물며 직접 아내를 돌봤으나, `코로나19 환자가 많아 출근해야 한다`는 상사의 지시에 어쩔 수 없이 일하러 갔다가 퇴근 후 의식을 잃고 침대에 쓰러진 아내를 발견했다고 했다.
알모지러는 NYT에 구조대원들이 통상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을 포옹하며 위로하지만, 남편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몇 발짝 떨어져서 그가 자동차를 주먹으로 내려치고 바닥에 무너져내리듯이 주저앉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9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현재 뉴욕시에만 누적 확진자 3만765명, 사망자 672명이 각각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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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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