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보이밴드 `더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정서적으로 괴롭힌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어간 연예기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재판관)는 26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회사 소속 문모 PD에게도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4개월이 확정됐다.
문 PD는 더이스트라이트에서 활동한 이석철(20), 이승현(19) 군을 2015년부터 3년가량 상습 폭행한 혐의(상습아동학대)로 기소됐다.
김 회장은 문 PD의 이런 폭행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하고, 자신 또한 이승현 군에게 전자담배를 권하고 머리를 두 차례 때리는 등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아동학대 및 학대 방조)를 받았다.
이번 사건은 2018년 이석철, 이승현 군이 기자회견을 열어 문 PD의 상습 폭행 사실을 증언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은 김 회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문 PD는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지만, 김 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폭행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2심은 모두 이들의 유죄를 인정했다.
특히 2심 재판부는 김 회장의 주장에 대해 "만 14살의 아이에게 뒤통수까지 치며 담배를 권한다는 것은, 그것이 평소 피고인의 행태인지는 몰라도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꼬집었다.
다만 "김 회장이 뒤통수를 1차례 때린 일은 있지만, 범행에 가담한 정도를 보면 실형을 할 만큼 중하다는 결론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집행유예를 유지했다.
이석철, 이승현 군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김 회장과 문 PD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위증 교사 및 위증 혐의로 별도의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김 회장이 수사와 재판 과정 내내 본인 혐의를 벗기기 위해 허위진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문 PD 등에게 위증을 교사했으며, 문 PD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했으나 경미한 형을 선고받았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 등의 측면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느낀다"며 "추가 고소 사건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