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과 미각 상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증상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소견이 전 세계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따라 다른 증상이 없어도 냄새를 잘 맡지 못한다면 코로나19 검사를 받거나 자가 격리에 돌입하라는 권고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 이비인후과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ENT UK`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후각을 잃은 성인이라면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7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이어 후각이 상실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역시 개인 보호 장구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이 단체는 한국, 독일, 중국, 이탈리아 등에서 코로나19 환자 상당수가 후각 상실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에선 확진자의 3분의 2가 후각 상실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되며, 한국에선 코로나19 확진자의 30%가 다른 증상은 약했지만 후각 상실을 주요 증상으로 겪었다고 전했다.
미국 이비인후과학회(AAO) 역시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후각, 미각 약화나 상실이 코로나19 관련 주요 증상이라는 증언이 쌓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AAO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다른 증상을 안 보인 환자들한테서 후각, 미각 상실 증상이 발견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환자가 알레르기나 축농증이 없는데도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이들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자가 격리를 권고하라고 의사들에게 당부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격화하며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이탈리아에서도 의사들은 후각, 미각 상실을 관련 증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 브레시아의 한 병원 순환기내과장인 마르코 메트라는 NYT에 "입원 환자들 대다수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환자의 아내나 남편에 관해 물어보면 `배우자가 최근 후각과 미각을 잃었지만 다른 증상은 없다`고 답한다"고 말했다.
독일 본대학교의 헨드리크 스트레크 바이러스학 교수 역시 독일 노르트베스트팔렌주 하인스베르크에서 코로나19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환자 10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 적어도 3분의 2가 최근 며칠간 후각, 미각 상실을 경험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뤼디 고베르(유타 재즈)가 후각과 미각 상실이 나타났다고 증언해 이를 뒷받침했다.
고베르는 이날 트위터로 "지난 4일간 아무 냄새도 못 맡았다"며 "후각과 미각 상실은 확실히 (코로나19)증상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