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책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중국 바이러스` 발언을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해 인종 범죄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논평(論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인종 범죄의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면서 "그는 `중국 바이러스`라는 말이 인종 차별적이라고 여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트럼프의 이 말이 모욕적이라고 느낄 것"이라며 "미국은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고, 이런 분위기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에는 언제나 중국인과 중국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이 존재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 때문에 중국계 미국인과 중국인은 미국에서 더 힘든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중국계 미국인뿐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들까지도 차별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대로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왔기 때문에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른다면 2009년 미국에서 처음 발생한 H1N1 인플루엔자는 `미국 플루`로 불러야 한다"며 "만약 중국의 지도자들이 이런 주장을 한다면 미국이 중국을 향해 어떤 비난을 할지 상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어떻게 여기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인 혐오와 인종차별주의를 퍼뜨릴 것이 아니라 자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