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코로나19`의 유럽 확산 양상과 관련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우선 금일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 적용대상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며 이같이 말하고 "보건복지부와 외교부 등 관계부처는 해외유입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 지 여부를 조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이미 2만명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독일과 프랑스의 확진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고, 유럽과 교류가 활발한 아프리카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 정부는 현재 이탈리아와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네덜란드 와 중국·일본·이란 등 총 9개국발 국내 입국자에게 적용하는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을 전 세계로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특정국 대상 특별입국절차 적용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특별입국절차 적용대상을 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 총리는 최근 진정세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긴급했던 순간이 지나고 다소 희망적인 신호도 보인다"고 말하면서도, 방역에 긴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전날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6명을 기록, 23일 만에 100명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 13일에는 신규 확진자수가 완치자 수를 처음 역전하는 등 확진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정 총리는 "새로운 환자 발생이 23일 만에 두자리 수로 떨어지고, 사흘 연속 완치자가 신규 확진자 수를 능가했으며, 완치자 비율도 전체 환자의 10%를 넘었다"면서도 "하지만 결코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 대구·경북에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한달여 전, 신천지 교단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었지만 확산은 순식간이었고, 병원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한 "코로나19는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전염성을 갖고 있다"며 "언제라도 유사한 집단감염이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험 요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이미 발생한 집단발생 사례의 2차, 3차 감염 차단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철저한 대비만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 총리는 그동안 코로나19 현장지휘를 위한 대구 상주로 집무실을 오래 비워둔만큼 쌓인 국정 현안을 챙기는데 주력한다. 오전에는 서울청사에서 각 부처로부터 각종 현안을 보고받는 데 이어 오후에는 세종청사로 향한다.
정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하는 17일 국무회의도 세종청사에서 영상 연결을 통해 참여한 뒤 같은날 오후 서울로 복귀한다.
대구에서 지난 14일 상경한 정 총리는 혹시 모를 감염·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2주간은 문 대통령과의 대면접촉을 피하고 영상회의나 전화 등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일 이후 업무보고·국회 일정과 정 총리의 대구행 등으로 중단된 문 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은 오는 30일 재개될 전망이다.
유럽 전역 특별입국절차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