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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죽자 나타난 母…구하라 가족 유산 갈등, 상속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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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가수 구하라 씨 친모의 구씨 유산 상속 문제가 논란을 부르고 있다. 자녀 양육 책임을 방기한 채 떠났던 부모가 사망한 자녀가 남긴 재산을 상속받을 자격이 있느냐는데 대한 것이다.
12일 한 연예매체에 따르면 구씨의 친모는 구씨 친오빠 A씨와 벌이고 있는 `상속재산 분할소송`에서 구씨가 남긴 상속재산의 절반이 자신의 몫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여년 전 어린 구씨 남매를 두고 가출한 친모가 사망한 딸이 남긴 재산에 상속권을 주장하자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특히 구씨 친부가 `양육 방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이 받은 상속재산을 A씨에게 전부 양도한 것과 비교되면서 친모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최소한 양육비라도 보냈으면 몰라도 아니라면 상속권을 박탈해야 한다"라거나 "양육·부양을 안 했으면 당연히 상속권이 소멸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법이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상속제도를 규정한 민법에 따르면 구씨의 친모는 제약없이 구씨가 남긴 재산의 절반을 상속받을 수 있다.
민법 1000조는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을 상속받을 자, 즉 상속권자가 되는 사람들의 순위를 규정한다. 1순위는 사망한 사람의 자식이다. 자식이 없는 경우에는 사망한 사람의 부모가 2순위 상속권자가 되고, 부모도 없는 경우에는 형제자매가 3순위로 상속을 받는다.
형제자매까지 없다면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4순위 상속권자가 된다.
사망한 사람에게 배우자가 있는 경우 배우자는 1순위 또는 2순위 상속권자와 공동상속인이 된다. 1·2순위 상속권자가 없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단독으로 상속받는다.
결국 구씨가 자식과 배우자 없이 사망했기 때문에 친부모만 상속권자가 됐고, 구씨의 재산을 친부와 친모가 각각 절반씩 상속받게 된 것이다.
물론 민법은 특별한 경우에 상속권자의 상속자격을 박탈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하지만 자식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상속자격이 박탈되는 사람은 재산을 남기고 숨진 피상속인(被相續人) 또는 선순위 상속권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자와 상해를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자, 사기나 강박으로 상속 유언을 방해한 자, 사기나 강박으로 상속 유언을 하게 한 자,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은닉한 자들이다.
만약 구씨가 숨지기 전에 유언으로 친모의 상속을 명시적으로 반대했다면 어땠을까.
민법 1012조는 유언으로 상속재산의 분할방법을 정할 수 있도록 한다. 구씨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친모에 대한 상속 배제 유언을 했다면 친모의 상속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친모의 상속권을 완전히 박탈할 수는 없다. 민법은 상속권자가 법적으로 상속할 재산을 최소 일정 비율 이상 보장해주는 취지인 `유류분(遺留分)`이라는 장치를 두고 있다. 유언으로 인해 상속권자가 아무런 재산도 상속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1순위 상속권자인 사망자의 자식들은 그들이 원래 법적으로 받아야 할 상속재산의 절반을 유류분으로 보장받는다. 2순위 상속권자인 부모와 3순위 상속권자인 형제자매의 유류분은 3분의 1이다. 이에 따라 구씨의 친모는 설사 상속 배제 관련 구씨 유언이 있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상속재산의 6분의 1을 받을 수 있다.
가사사건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주한의 홍승훈 대표변호사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구씨 친모가 법적으로 가지는 상속권자의 지위를 제한할 방법은 현행법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부모나 자식을 부양하지 않은 사람의 상속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故 구하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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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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