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경제지표 호조·민주당 경선서 바이든 선전에 상승
오늘 뉴욕증시는 최근 이어오던 부진한 흐름을 끊어내고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3대 지수는 간밤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왔고, 특히 민주당 경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약에 성공하면서 일제히 상승했는데요. 다우 지수는 4.53%오른 27,090에 거래됐고 나스닥 지수는 3.85%오른 9,018에, 그리고 S&P500 지수는 4.22% 오른 3,130에 장 마감했습니다.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부양책과 경제지표, 그리고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슈퍼화요일' 결과를 지켜봤습니다.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깜짝 내린 가운데,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뒤이은 완화 소식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는 호주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고, 오늘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다고 밝혔는데요. 추가 조정도 가능하다고 시사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이나 일본은행도 연준처럼 대대적인 조치까지는 아니지만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신호는 꾸준히 보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이렇게 주요국들이 완화 정책을 시행할 경우, 시장이 다시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큽니다.
한편, 그 동안 시장의 불안 요소로 꼽혀왔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인 '슈퍼화요일'에서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전한 점도 증시를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 바이든은 14개 주에서 진행된 경선 중, 무려 10개 주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서 급진 성향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대세론이 주춤했는데요. 시장은 증세를 주장해왔던 샌더스의 강세를 증시의 위험요인으로 인식했던 만큼 바이든의 약진에 안도했습니다.
여기에 경제지표까지 양호했는데요. ADP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2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는 18만3천 명을 기록하면서 예상치를 웃돌았구요. 개장 이후 발표된 2월 서비스업 PMI도 예상치를 웃돌면서 양호한 성적표를 제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선에서 선전을 보인 것이 증시의 불안 요소 하나를 제거했다며 시장에 안도감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슈퍼화요일, 바이든 대약진…샌더스와 양강 구도
'슈퍼화요일' 승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됐습니다. 바이든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버지니아, 매사추세츠를 비롯한 14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에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무려 10개주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예상 밖의 선전으로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1위 주자로 등극했는데요. 그 동안 대세론이 지배적이었던 샌더스는 이날 네 곳에서 1위를 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날부터 경선에 참가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예상만큼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미국령 사모아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바이든은 중도 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됐는데요. 외신들은 지난 주말에 있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하차를 선언했던 부티지지 전 시장과 에이미 크로버샤 상원의원이 바이든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도 바이든의 약진에 한 몫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 경선구도는 '샌더스 대 바이든', '중도 대 진보'라는 양강 구도로 좁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간밤에 블룸버그 전 시장은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바이든 후보자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슈퍼화요일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낸 지 하루만에 하차를 선택한건데요. 블룸버그는 그 전까지만 해도 중도 대표 자리를 놓고 바이든 과 경합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작 한 주에서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사모아에서 1위를 하긴 했지만 그나마도 주가 아닌 미국령이어서 대선 투표권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경선 레이스를 끌고갈 동력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블룸버그는 경선 하차를 선언하면서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을 꺾을 최선의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사퇴와 지지선언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선 레이스에는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베이지북 "미 경제 완만한 수준에서 보통으로 성장"
간밤에 연준이 베이지북을 발표했는데요. 미국 경제 대부분이 '완만한 수준에서 보통으로'로 성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1월 베이지북에서 '완만하게' 성장했다고 했던 데서 경기 평가가 다소 변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여행 부분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한 항공기 제조 회사는 1월부터 중국의 주문이 전혀 없다고 보고했다고 합니다.
연준은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들이 "코로나19와 향후 대선 등을 위험요인으로 언급한 가운데 대부분 완만한 성장을 예상했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고용과 노동 관련해서는 '약간에서 완만한 수준으로 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물가 같은 경우, 대부분의 지역에서 완만하게 올랐다고 보고됐습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미국 경제는 좋은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곳곳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하나 둘 보이고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IMF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코로나19로 부진할 것"
간밤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 수준보다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지난해의 2.9%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건데요. IMF는 지난 1월에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9%에서 올해 3.3%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2월에는 코로나19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동안 IMF는 코로나19가 중국에 국한된 문제고, 이로 인한 가파른 경기 둔화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코로나19가 예상을 벗어나 IMF 189개 회원국 중에서 3분의 1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까지 번진겁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더 이상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국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의 지속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완화 조치의 실효성이 경제적 영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IMF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뉴욕증시가 일제히 오르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전문가들도 바이든의 약진으로 시장의 안도감이 형성됐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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