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예정됐던 영국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지 못했다.
영국 측이 회담 시작 직전에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의 불가피한 개인 사정으로 회담 개최가 어렵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영국 측은 한영 외교장관 회담이 영국 외교장관의 불가피한 개인 사정으로 예정대로 개최되지 못한 데 대해 사과를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개인 사정`과 관련, `코로나19`와 관련된 사항은 아니라고 밝히며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최대한 (회담을 하려고) 노력했겠지만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경화 장관은 라브 외무장관과의 회담 대신 맷 핸콕 보건복지부 장관을 면담했다.
외교 소식통은 "영국 방문의 목적이 크게는 코로나19 대응과 P4G 정상회의 관련 협의인데, 두 목적은 핸콕 장관과의 회담과 여기에 영국 외교부 아시아담당 국무상이 배석하면서 충족됐다"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된 양자 외교장관회담이 무산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김인철 대변인은 지난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강경화 장관의 유럽 출장계획을 발표하며 "2월 26일 영국 런던에서 한영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강 장관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각국에서 한국인이 입국이 제한을 당하는 와중에 해외 출장을 간 데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지난 22일 출국, 영국 방문에 앞서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했고, 25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핵군축·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와 한독 외교장관 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김인철 대변인은 강 장관의 해외 출장을 놓고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 "외교 장관으로서 정해진 일정을 수행하고 그 다음에 현지에서 서울 상황에 대해서 긴밀히 보고를 받아 가면서 외교부의 전반적인 조치를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강경화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