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증권사들이 미·중 무역분쟁 등 리스크에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자로 거둬들인 수익이 적지 않았는데요.
특히 국내 증권사 중 키움증권이 지나치게 높은 이자율을 적용한 데 따른 증시 변동성을 야기해 투자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김원규 기자입니다.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뒤 일정 기준에 따라 지불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지난해 관련 수익은 약 6,200억원을 기록해 전년(6,700원)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
증권사별로 키움증권이 1,300억원의 이자 수익을 챙겼고 미래에셋대우(1,200억원), 삼성증권(840억원), NH투자증권(820억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키움증권의 이자 수익은 되레 전년 대비 약 12% 확대됐으며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순이익(3,600억원) 중 1/3 가량을 차지했습니다.
문제는 신용거래융자 시 적용되는 이자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습니다.
한달 기준 증권사별 해당 이자율은 평균 7.28%로 국내 5대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신용대출 평균 금리(3%대)와 비교해 2배 이상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키움증권이 유일하게 9%였고 한국투자증권(7.9%)과 메리츠종금증권(7.9%) 등도 8%에 육박했습니다.
그간 키움증권은 투자은행(IB)과 자기자본운용(PI)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며 기존 리테일 중심의 수익 구조를 탈피했다는 평가가 무색해진 셈입니다.
유동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신용거래융자가 큰 역할을 한다는 데 현재 증권가에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
다만 투자자 보호는 물론, 자칫 증시 급락에 따른 혼란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신용거래융자 수요가 늘면 증시 상승기엔 추가 상승 요인이 되지만 반대로 증시가 떨어질 때는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해 전체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는 부담이 커진다"
대형사에 이어 중형사들도 이미 IB나 자산관리(WM) 등 다양한 수익 창출을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기자본을 앞세워 이자장사에 혈안이 됐다는 증권사의 행태는 도마 위에 오를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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