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영남권에서 무더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중 10명이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닌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신천지 본부 격인 과천 총회본부에는 이날 무거운 긴장감이 흘렀다.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의 10층짜리 건물은 이마트가 입점해있어 건물을 찾는 사람 수는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총회본부가 사용하는 건물 9, 10층 입구에 들어서면 출입문에 "신천지예수교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당분간 성전에서 예배와 모임을 금지합니다. 성도님들은 돌아가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안내문들이 눈에 들어왔다.
9층 총회본부 사무실의 불투명한 시트지가 붙은 창문 너머로 불빛이 비쳤지만, 출입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전화벨 소리도 이따금 들렸지만, 벨만 울리다가 끊어졌다.
총회본부는 이날 오전 과천시로부터 소독제와 분무기 등 방역물품을 받아 간 것으로 전해져 방역을 마친 뒤 사실상 시설폐쇄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총회본부 사무실 주변에는 소독약 냄새가 강하게 진동했다.
과천의 신천지 신도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날 대구에서 신천지 신도 중 코로나19 확진자를 통해 추가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은 총회본부가 있는 건물 전체로 번지고 있다.
이 건물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4층까지 사용하는 이마트는 이날 영업이 끝나는 대로 매장 전체를 긴급 방역하기로 하고 입구에 "2월 19일 폐점 후 매장 전체 방역 예정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공실인 5, 7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에는 소아과, 안과 등 개인병원 8곳과 식당, 약국, 미용실 등이 입점해있는데 이들 중 일부에서도 긴급 방역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시 관계자는 "오늘 아침 신천지 총회본부 측에 혹시 대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신도가 최근 다녀간 사실이 있는지 확인했는데 이 신도가 방문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확진 신도가 총회본부를 방문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최근 과천의 신도 일부가 대구 신천지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과천시 조사 결과 밝혀졌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천 신천지 신도 중 대구 예배 참석자는 6명으로 파악됐다"며 "이 6명의 과천 신천지 신도가 과천시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이 가운데 1명이 인후 미세 발적 증세를 보여 의사 환자로 분류하고 검체를 채취했다"며 "시민회관, 종합사회복지관, 청소년수련관 등 관내 시설을 주말까지 잠정 휴관하고 신천지는 시설을 자체적으로 잠정 폐쇄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추가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대구 10명, 경북 3명 등 영남권 13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이다.
이 중 13명은 전날 발생한 31번 확진자(61세 여성, 대구 서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명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닌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했다.
신천지 측은 31번 확진자가 나온 지난 18일부터 교단 내 전국 모든 교회에서의 예배를 잠정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