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지난달 20일 처음 확진된 후 꾸준히 증가하던 환자 수는 최근 주춤하는 추세다. 닷새 연속으로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16일 현재까지 확진자는 28명이다. 확진자는 지난 설 연휴부터 약 2주간 집중해 발생했다. 확진자 가운데 22명은 한국인이고, 나머지 6명은 중국인이다. 확진자가 지인이나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2∼3차 감염 사례도 있었다.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도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9명이 면역력으로 병을 이겨냈다. 8명은 퇴원했고, 1명은 퇴원 예정이다. 남은 환자도 대체로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조만간 퇴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전문가들과 방역 당국은 코로나19의 중증도가 메르스나 사스보다 떨어지고 국내 확진자는 모두 방역망 내에서 발견돼 관리되고 있다며 지나친 불안감을 가지기보다 감염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수칙 준수에 힘써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 1월 20일 `1번 환자` 발생…2월 초까지 확진자 증가
국내 첫 확진자인 `1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발생했다.
1번 환자(36세 여성, 중국인)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우리나라를 경유해 일본으로 가려다 공항 검역에서 발견됐다. 나흘 뒤 24일에는 2번 환자(56세 남성, 한국인)가 발생했다. 2번 환자도 공항 검역에서 발견돼 능동감시대상으로 관리 중 확진됐다.
확진자는 설 연휴를 지나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설 연휴인 지난달 26일과 27일 각 1명(3·4번환자)이 추가 확진됐고 30일에는 3명(5∼7번환자), 31일 4명(8∼11번환자)이 발생했다. 1월 말 확진자는 총 11명이 됐다.
확진자 증가 추세는 이달 초까지 이어졌다.
1일부터 엿새 동안 하루를 빼고 매일 새 확진자가 나왔다.
1일에는 1명(12번환자), 2일 3명(13∼15번환자), 4일 1명(16번환자)이 추가됐다. 5일에는 5명(17∼21번환자), 6일에는 3명(22∼24번환자)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이후 이틀간 소강상태 후 9일 3명(25∼27번환자), 10일 1명(28번환자)이 추가됐다.
그러나 국내 환자가 총 28명 된 후 추가 확진자는 닷새째 나오지 않았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증상으로 검사를 받은 사람도 7천명을 넘어섰다. 전날까지 의심환자 등 검사자는 확진자를 제외하고 총 7천70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7천148명은 음성으로 판정됐고 나머지 558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검사 건수는 최근 정부가 검사기관과 대상을 확대하면서 급증했다. 검사 시간을 기존 24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인 검사법을 개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검사 6시간 만에 결과를 알 수 있다.
◇ 확진자 28명…`일본·싱가포르·태국 방문` 5명
확진자는 대부분 한국인이며, 절반 이상은 `해외 방문력`이 있다.
확진자 28명 중 한국인이 22명(78.6%), 중국인이 6명(21.4%)이다. 남성 15명(53.6%), 여성 13명(46.4%)이다.
해외 방문 후 확진된 사람은 19명(67.9%), 국내에서 감염된 사람은 9명(32.1%)이다. 중국 방문·체류자가 14명이고, 이 중 12명은 코로나19 발원지 우한을 방문했다. 나머지 2명은 우한은 방문하지 않았고 광둥성에 방문 후 마카오를 경유해 귀국한 부부다.
중국 이외 국가를 방문한 확진자는 5명으로 일본, 태국,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1명은 일본 방문자로 현지에서 확진자와 접촉했다. 2명은 태국으로 함께 여행을 다녀온 모녀, 2명은 싱가포르에서 같은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람이다.
국내 감염 9명은 모두 확진자의 접촉자인 `2·3차 감염자`다. 이들은 확진자의 가족과 지인들로 역학조사를 보면 주로 식사를 함께하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관계로 묶인 확진자는 총 13명(5가족)이다. 6번 환자와 가족 2명(아들·아내), 12번 환자와 아내, 15번 환자와 처제, 16번 환자와 가족 2명(딸·친오빠), 25번 환자와 가족 2명(아들·며느리) 등이다.
◇ 완치 9명, 대부분 치료제 없이 극복…"면역력으로 병 이겨내"
확진자 가운데 9명(1·2·3·4·7·8·11·17·22번 환자)이 완치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44.9세이고 대체로 기저질환이 없었다.
이들은 증상이 없어진 뒤 24시간 간격으로 2번 시행된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는 `격리해제` 기준으로 몸속에 바이러스가 기준치 이상 검출되지 않아 전염력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완치자 중 8명은 퇴원했고 1명(22번 환자)은 다음 주 퇴원할 예정이다. 8명의 평균 입원기간(확진일부터 퇴원일까지)은 14일이다.
코로나19는 아직 치료제가 없다. 완치자들은 모두 면역력으로 병을 이겨냈다. 이들은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를 받았다. 발열이 있으면 해열제를, 근육통이 있으면 진통·소염제를 처방받는 식이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를 복용한 환자도 있다.
완치돼 퇴원하는 확진자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치료 중인 환자는 19명이다. 18명은 모두 상태가 안정적이고, 나머지 1명은 폐렴으로 산소공급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은 아니다.
특히 28번 환자(31세 여성, 중국인)는 애초에 증상이 없었던 만큼 퇴원이 유력하다. 전날 검사 결과에서도 격리해제 기준을 충족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 환자를 특이사례로 보고 격리해제 결정을 보류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완치자를 포함해) 확진자 28명 가운데 현재까지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없었다"며 "산소치료를 받는 1명도 전날보다 상태가 호전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