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인근 항구에 기항한 대형 크루즈선에서 고열이 있는 중국인 2명이 발견돼 현지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30일(현지시간) ANSA·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가까운 치비타베키아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 `코스타 스메랄다` 측은 전날 밤 고열 증세를 보인 중국 국적의 54세 여성 승객과 그녀의 남편을 선상 진료소에 격리 조치하고 보건당국에 이를 신고했다.
이 중국인 여성은 호흡 곤란 등의 증세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보건당국은 감염내과 전문의 3명과 간호사 1명으로 구성된 의료진을 급파해 이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환자인지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검사를 진행했다.
의료진은 해당 여성에게서 혈액 등의 샘플을 채취해 로마의 스팔란차니 병원에 분석을 의뢰했다고 한다.
홍콩에서 출국한 이들 중국인 커플은 지난 25일 밀라노 말펜사 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금주 초 북서부 도시 제노바 인근에 있는 사보나항에서 코스타 스메랄다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로 인해 7천명에 가까운 크루즈 승객과 승무원들은 전원 하선이 금지된 상태다.
한 승객은 "해당 중국인들의 객실은 출입이 통제됐으며, 의사를 제외하곤 누구도 배에서 내리거나 올라타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당국은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 체류하는 자국민을 데려오고자 현지에 전세기를 보냈으며,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 이날 이들을 탑승시킬 계획이다.
현재 우한과 인근 지역에 있는 이탈리아인 수는 약 70명으로 알려졌으나, 일부는 귀국을 거부해 59명 정도만 전세기에 탑승할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자들은 이탈리아로 돌아오는 즉시 군 시설에 격리돼 14일간 머물 예정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우한 폐렴이 이탈리아에도 상륙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걱정은 하지 않지만 경계심을 갖고 만반의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