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武漢) 폐렴`의 전염성에 관해 일본의 한 전문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24일 마이니치(每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전염병 전문가인 하마다 아쓰오(濱田篤郞) 일본 도쿄(東京)의과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사스에 가까워져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사스의 전염성은 환자 1명으로 인해 2∼3명이 감염되는 수준이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와 하마다 교수의 설명을 토대로 전했다.
다만, 하마다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우한과 우한 이외의 지역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우한에서는 환자 1명으로부터 2∼3명이 감염되는 정도이지만 우한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는 환자 1명으로 인해 1명이 또는 그 미만이 전염되는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정부가 전격 단행한 우한 봉쇄 작전은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마다 교수는 이달 23일 기준 감염자 583명 중 17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3% 수준으로 사스(9.6%)나 메르스(34.5%)에 비해 낮은 것과 관련해 "독성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보이지만 사망자는 확실히 늘었다"고 언급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24일 발표 기준으로는 확진자 830명에 사망자 25명이다.
가미타니 와타루(神谷亘) 군마대 교수(바이러스학)도 "사스와 비교해 7∼8할은 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영역이 있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치사율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감염 경로가 비말(飛沫·침방울) 감염에서 공기 감염으로 바뀌거나 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수분의 중량이 있기 때문에 침이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간단하게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말감염은 보균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 등 작은 물방울에 섞인 바이러스가 타인이 코나 입에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반면 우한 폐렴이 사스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바이러스학 연구 분야 전문가로 이달 21∼22일 우한을 방문했던 관이 홍콩대학 신흥전염병국가중점실험실 주임은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통제 불능의 상황"이라면서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감염 규모는 최종적으로 사스보다 10배는 클 것"이라고 우한 폐렴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원인을 규명하러 우한에 갔지만, 극도의 무력감을 느끼고 다음 날 바로 돌아왔다며 "두렵다"고 심경을 밝혔다.
1999∼2009년 WHO 서태평양지역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며 사스 대책을 지휘한 오미 시게루(尾身茂) 일본 지역의료기능추진기구 이사장은 앞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사스가 확산할 때는 중국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대책이 수개월 늦었고 이번에는 당시를 교훈 삼아 중국 당국이 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위기관리는 초기 단계에 최악을 가정하고 약간 과하게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낮게 전망하고 말았다. `환자 보고는 이 정도뿐이지만 파악하지 못한 것도 있다`고 말했어야 한다"고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