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대북 개별관광과 함께 제3국을 통한 `비자 방북` 허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북한관광 전면 자유화`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남북교류 활성화 조치의 하나로 북한 당국이 발행한 비자만 있어도 중국 등 제3국을 통한 북한 관광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쪽 국민이 제3국을 통해 북한을 개별관광한 사례는 아직 없지만,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민 등은 여행사 등을 통해 북한 관광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 방북 조치가 실행되면 한국민이 중국 등 제3국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북한 관광상품을 신청해 북한으로부터 비자만 받고 방북이 가능해진다.
그동안에는 사회문화 교류, 인도지원 차원에서 중국 등을 경유해 북한에 들어갈 경우 북한당국이 발행한 초청장과 비자가 모두 있어야 방북이 승인됐다.
현재 일주일가량 걸리는 방북승인 기간도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에 나가 있는 우리 국민이 북한당국으로부터 관광비자를 받고 (전화 등으로) 통일부에 연락하면 방북 승인을 내주는 상황을 생각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처럼 관계기관을 통한 신원확인 등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 방북`은 일단 시행초기 이산가족 등 소규모 개별관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재 제3국을 통한 `이산가족 고향 방문` 등이 최우선 추진사업으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이산가족 등 한정된 대상에 대해 소규모 개별관광 추진하다가 전면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많은 나라가 (북한에 대한) 개별관광을 허용하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은 아직 못 간다고 하는 게 조금 우리 스스로 제약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 여행을 남북관계의 특수성에서만 접근해온 시각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금강산 관광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 해법` 중 하나로 등장한 개별관광을 더는 금강산에만 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금강산 관광이나 대북 개별 방문의 경우 유엔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언제든 이행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 개별관광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최대 관건은 역시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다시 남북 교류 협력의 문을 차단한 북한의 호응 여부다.
사실 정부의 개별관광 카드는 관광자원 개발에 `올인`하는 북한의 상황을 염두에 둔 포석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이해와 맞아떨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현대아산 금강산사업소 총소장을 지낸 심상진 경기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3국을 통한 개별관광이 특별한 수요를 만들어낼 수는 있지만 (과거 금강산 관광과 같은) 북한이 원하는 형태는 아니다"며 남북 간 육로관광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호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을 찾는 한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실효성 있는 방안을 찾는 것도 고민거리다.
개별관광은 기존 금강산 등에 한정된 단체관광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여행이 될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생길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전방위적인 대북제재 공조를 강조하는 미국 등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제재 하에 관광은 허용된다"면서도 북한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반입하는 짐에 포함된 물건 일부가 제재에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관광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