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도 SUV 성장세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소형 SUV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해 SUV 내수 판매량은 57만5천662대로 전년(51만9천883대)보다 10.7% 증가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완성차 5개사의 전체 내수 판매량은 153만3천166대로 전년과 비교해 0.8% 감소했는데, SUV 실적은 두 자릿수로 도드라지게 성장한 것이다.
5개사의 SUV 판매량은 2000년 13만3천대에서 매년 증가하며 2014년 33만7천750대로 30만대를 돌파했고, 2018년 50만대를 넘어선 데 이어 작년까지 매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체 승용차(대형 상용차 제외) 판매 가운데 SUV 비중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44.5%를 기록했다. 승용차 10대 가운데 4대는 SUV인 셈이다.
여기에 카니발 같은 밴형 차량(CDV)까지 합하면 이 비중은 49.5%까지 올라가 승용차 판매 절반에 육박한다.
SUV 차급별로는 중형이 20만5천341로 3분의 1가량을 차지했고 소형(18만4천274대), 대형(10만3천605대), 준중형(8만2천422대) 등으로 집계됐다.
대형 SUV 판매는 전년과 비교하면 93.5%나 증가해 2배 가까이 늘었다. 소형도 전년보다 18.9% 성장했다.
다만, 중형과 준중형은 각각 9.8%, 1.4%씩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2018년 완전변경(풀 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현대차 싼타페가 8만6천198대로 전체 SUV 판매의 15.0%를 차지해 가장 많이 팔렸다. 하지만, 전년 10만7천202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19.6% 감소했다.
기아차 쏘렌토는 전년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실적이 22.1% 감소한 5만2천325대에 그쳤다.
3위에는 지난해 SUV 돌풍을 이끈 현대차 팰리세이드(5만2천299대)가 자리하며 대형 SUV 강세를 주도했다.
팰리세이드는 출시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며 2차례 증산에도 계약부터 차량 인도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등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팰리세이드 인기는 싼타페·쏘렌토 등 중형 SUV 판매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작년 6월 LPG 모델을 출시한 르노삼성 QM6도 판매 탄력이 이어지며 4만7천640대로 4위에 올랐고, 현대차 코나도 4만2천649대로 소형 SUV 판매를 끌어올리며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4만1천330대). 현대차 투싼(3만6천758대), 쌍용차 티볼리(3만5천428대), 기아차 셀토스(3만2천1대), 기아차 스포티지(2만8천271대)가 10위권에 들었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제네시스의 첫 SUV 모델인 GV80 판매가 시작되면 작년 돌풍을 불러온 `팰리세이드 효과`에 더해 올해 중대형 SUV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6위에 포드 익스플로러 2.3(4천537대)이 오르는 등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가 선전했다.
수입차 판매 10위권에는 익스플로러 2.3 외에도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4천155대), 벤츠 GLC 300 4MATIC 쿠페(4천64대)가 들어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GV80을 시작으로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 르노삼성 XM3, 한국지엠(GM)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전체 SUV 시장이 커지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