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으로 탄생한 보이그룹 엑스원(X1)이 조작 논란을 넘지 못하고 결국 데뷔 4개월여 만에 해체를 택했다.
엑스원 멤버들이 소속된 9개 연예기획사는 6일 해체를 알리는 공동 입장문에서 "각 멤버들 소속사와 전원 합의를 원칙으로 협의하였으나 합의되지 않아 해체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체라는 초유의 선택지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은 입장문이 시사하듯 일단 각 멤버 소속사 간 합의가 불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전체 의견이 모이지 않으면 사실상 활동하기 어렵다는 방향에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CJ ENM이 엑스원 활동 지속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결국 의견을 모으지 못한 데는 조작 논란에 따른 부담과 개별 소속사의 서로 다른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이해관계는 충돌하고, 명분도 없는 상황에서 CJ ENM 측이 중재력을 가지고 집행하기도 어려워 해체를 택한 게 아닌가 한다"고 풀이했다.
당장 팬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이들은 지난해 8월 첫 번째 미니앨범 `비상: 퀀텀 리프(비상:QUANTUM LEAP)`로 정식 데뷔한 후 조작 논란에 제대로 된 활동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나 상당한 규모의 팬덤이 이미 형성된 상황이다.
이들의 미니 1집 `비상: 퀀텀 리프`는 가온차트 누적차트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14일까지 57만 8천650장이 팔려 앨범 차트에서 연간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데뷔 앨범 첫 주 판매량(초동)이 하프 밀리언셀러에 등극한 신인 그룹은 엑스원이 처음이다.
해체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SNS 등에서 멤버들 향후 행보를 응원하면서도 "몇 개월 동안 팬들을 희망고문한 것", "엑스원 멤버들 의견은 듣고 결정했느냐" 등 불만을 쏟아냈다.
`프로듀스` 전 시즌에서 조작 혐의가 드러난 만큼 엑스원만 해체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동안에도 사실상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지 않겠냐는 주장과 멤버들도 결국 수익 극대화를 위한 구조의 피해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소속사 대표 번호를 적은 사진을 공유하며 "항의 전화를 하자"는 글을 올린 팬들도 있었다.
각 기획사는 팬덤 여론을 주시하면서 향후 소속 멤버들의 활동 계획을 조심스럽게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멤버별 소속사는 김요한 위엔터테인먼트, 김우석 티오피미디어, 한승우 플레이엠, 송형준·강민희 스타쉽, 조승연 위에화, 손동표 DSP미디어, 이한결·남도현 MBK, 차준호 울림, 이은상 브랜뉴뮤직 등이다.
이중 기존에 활동하던 그룹이 있던 멤버들은 원 소속 그룹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소속 그룹이 없는 멤버들은 새롭게 준비되는 그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프로듀스 48`을 통해 데뷔한 걸그룹 아이즈원은 엠넷 측이 "자사와 멤버들 소속사들이 모두 활동 재개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활동 재개에 무게가 실린다.
하재근 평론가는 "아이즈원은 이미 시장에서 성공적인 궤도로 안착이 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