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노동자는 고혈압 위험이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최고 7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사무직 노동자는 특히 일반 검진에서 잘 발견되지 않는 잠복성 고혈압(masked hypertension)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잠복성 고혈압은 병원에서 측정할 때 정상으로 나오지만, 평소 생활 혈압이 높아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이 연구는 캐나다 퀘벡시 소재 라발대학교 과학자들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미국 심장협회가 발행하는 저널 `고혈압(Hypertension)`에 실렸다.
19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진은 퀘벡시의 3개 공공기관 직원 3만5천여 명을 5년간 추적 관찰했다. 혈압 측정은 1년·3년·5년 차에 집중적으로 했다.
피험자는 웨어러블 모니터로 아침 3회, 주간 근무시간엔 15분마다 한 번씩, 적어도 하루 20회 이상 혈압을 쟀다.
아침 휴식 시간엔 140/90 mmHg, 근무 시간엔 135/85 mmHg를 초과하면 고혈압으로 간주했다.
대조군은 주당 근무시간이 35시간 미만인 사람들로 구성됐고, 작업 긴장도·나이·성별·교육 수준·흡연 의존도·체질량지수 등 요인도 평가에 반영됐다.
분석 결과, 주당 49시간 이상 일하는 피험자는 잠복성 고혈압과 지속적인 고혈압(sustained hypertension) 위험이 각각 70%, 66% 높았다.
또한 주당 41시간 내지 48시간 일하는 피험자도 잠복성 고혈압과 지속적인 고혈압 가능성이 각각 54%, 42% 컸다.
전체 피험자의 19%는 이미 지속적인 고혈압 상태였다. 그리고 잠복성 고혈압이지만 따로 고혈압약을 복용하지 않는 피험자도 13%를 넘었다.
장시간 근무와 고혈압 위험의 연관성은 남녀 간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엔 육체노동자(blue-collar worker)가 포함되지 않았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사비에 투르델 사회·예방 의학과 조교수는 "특히 잠복성 고혈압은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라면서 "먼저 장시간 근무가 건강에 해롭다는 경각심을 갖고, 웨어러블 모니터로 초과 근무 시간의 혈압 체크를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18세 이상 미국인의 거의 절반은 고혈압이고, 이 중 15~30%는 잠복성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고혈압 때문에 사망하는 미국인도 매년 8만2천 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