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리면 독감에 잘 안 걸리고 독감에 걸리면 감기에 잘 안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 대학 바이러스 연구소의 세마 니크바키시 박사 연구팀은 A형 독감 바이러스와 감기를 일으키는 라이노바이러스는 서로를 억제하는 상호작용이 가장 강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7일 보도했다.
9년 동안 급성 호흡기 질환이 발생한 3만6천157명으로부터 채취한 11종의 호흡기 바이러스를 컴퓨터 모델을 통해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가운데 A형 독감 바이러스와 감기를 유발하는 라이노바이러스가 서로를 억제하는 상호작용이 가장 강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개인과 전체 인구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A형 독감 환자가 라이노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보다 약 7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뚜렷한 패턴은 독감 바이러스가 활성화되는 겨울철에는 라이노바이러스의 활동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은 사자와 점박이 하이에나가 서로 먹이를 다투듯 독감 바이러스와 감기 바이러스가 호흡기에서 서로 세포를 감염시키려고 경쟁하는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니면 한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의 면역반응이 다른 바이러스가 같은 사람을 감염시키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그렇다고 독감 바이러스와 감기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될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12월 16일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