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민주당의 탄핵 추진과 관련,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앞으로 `분노의 서한`을 보내 악담을 퍼부었다.
하원 본회의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탄핵 추진을 `쿠데타 기도`로 몰아세우며 그 부당성을 공개적으로 역설, 민주당 내 이탈표 발생을 노리는 한편으로 지지층을 결집, 향후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서한은 표결에 앞서 진행되는 탄핵 토론 절차 등을 정하기 위해 이날 소집된 하원 운영위 회의 때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6쪽짜리 서한에서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당신의 유산은 하원을 존경받는 입법 기구에서 당파적 괴롭힘을 일삼던 `성실청(星室廳) 법원`으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배심원을 두지 않고 전횡을 일삼는 것으로 악명을 떨치다 1641년 폐지된 영국의 형사법원에 미 하원을 빗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 국민이 당신과 민주당이 다가오는 2020년 대선에서 이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는데 의심을 갖지 않는다. 그들은 정의의 왜곡과 권한의 남용에 대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불법적이고 당파적인, 그리고 미국의 민주주의를 전복시키는 쿠데타 기도에 다름 아니다"라며 대선에서 심하게 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탄핵 추진이 부메랑이 돼 민주당이 내년 11월 대선에서 완패할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면서 탄핵 추진의 발단이 됐던 지난 7월 25일 자신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통화가 "어떠한 범죄, 그릇된 행위도 포함하지 않았다"고 거듭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에 적시한 권한 남용 및 의회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상상력에 근거한 날조", "헌법에 근거한 대통령 특권" 등의 표현을 써가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기준 하에서라면 모든 미국의 대통령이 몇 번이고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당신은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전복한 자이자 사법 방해를 한 자"라며 "근거 없는 탄핵을 진행함으로써 당신은 취임 선서를 어기고 있고 헌법에 대한 충성을 파기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전쟁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는 당신을 호되게 단죄할 것"이라며 17세기 미국 역사에서 악명을 날린 세일럼 마녀재판에서 기소된 이들보다도 자신에게는 권리를 주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는 처음부터 완전한 엉터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에 대한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부드럽게 표현해서 `0`만큼도 느끼지 않는다"며 자신은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