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7일 사흘째 장중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38% 오른 5만60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3일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93% 오른 9만1200원에 거래됐다. 역시 사흘 연속으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우도 동반 상승해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이런 상황은 내년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 등 일부 반도체 종목의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 가까이 상승한 점이 국내 증시 관련 종목에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내년 코스피에서 반도체 업종이 시장의 기수가 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있다.
리서치 보고서를 발간하는 증권사 가운데 삼성전자를 연간 추천 종목에 담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올 3분기부터 시작된 D램의 재고 감소와 이에 따른 시장 가격 상승으로 2020년에는 급격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보다 38.07% 증가한 37조5296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내년 2분기부터 실적 회복으로 돌아서 연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129.81% 증가한 6조739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개선될 경우 관련 부품·장비주 실적도 같이 좋아져 높은 투자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 재고 수준이 3분기 부터 감소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멈춤에 따라 내년 중순에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말 반도체 재고 자산은 직전 분기인 지난 6월 말의 14조5231억원보다 1조9032억원(13.1%) 줄어든 12조61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도체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말 수준(12조7630억원)이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사업보고서에서 같은 기간 재고가 5조5887억원에서 5조4736억원으로 1151억원(2.1%)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본격적인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새로운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세계 모바일 D램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들이 5G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점유율 경쟁을 벌이면서 앞다퉈 모바일 D램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퀄컴의 최신 AP(스마트폰용 중앙처리장치) 스냅드래곤 865는 최대 12GB(기가바이트)의 D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2020년 모바일 D램은 전년 대비 20% 이상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성장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초격차’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2017년 1단계로 70억달러(약 8조3000억원)를 투자한 데 이어 2단계 투자를 하기로 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다. 시안 1공장은 2012년 착공해 2014년 가동에 들어갔다. 시안 2공장은 2021년께 완공된다.
시안 2공장이 2021년께 완공되면 삼성전자 중국 공장의 생산 규모는 월 10만 장(웨이퍼 투입 기준)에서 월 23만 장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