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농구 국가대표 출신 하승진(34)이 위급한 상황을 맞았던 딸을 시민과 구조대원들의 도움으로 구한 사연을 소개하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승진은 14일 늦은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저희 딸의 생명을 구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됐다"면서 딸 지해 양의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하승진이 이날 가족과 강원도 홍천 쪽으로 나들이를 하러 가던 중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 근처에서 그의 딸에게 이상이 생겼다.
하승진은 급하게 주차하고 휴게소 쪽으로 딸을 안고 뛰기 시작했다. 그사이 딸은 사지가 힘없이 늘어지고 의식을 잃었다.
휴게소 광장에 도착해 하승진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그의 아내는 119 구조대에 전화했다.
그때 수십 명의 시민이 하승진 딸의 의식이 돌아올 수 있도록 손발 등 온몸을 주물러주고 체온이 떨어질까 봐 입고 있던 옷과 담요 등을 덮어줬다.
다행히 잠시 후 하승진의 딸은 의식을 찾기 시작했고, 119구조대가 도착해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하승진은 "진단 결과 고열성 경련이 왔던 거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하승진의 딸은 해열제를 맞은 뒤 한 시간 정도 뒤에 열이 내리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
하승진은 "밥도 먹고 잘 놀고 있다"며 딸의 상태를 알렸다.
하승진은 "만약 그때 당황해서 패닉에 빠져있던 제 가족에게 휴게소에 계시던 수많은 시민분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그래서 대응이 몇초만 더 늦어졌더라면 아마 생각하고 싶지않은 상황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면서 "요즘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며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은, 감사한 세상이라는 걸 오늘 확실히 느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민의식에 감사함과 자부심을 느꼈다"고 썼다.
또한 "우리 지해를 구해주신 수많은 시민분 그리고 119구조대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저도 세상을 둘러보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더운 신경 쓰며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고는 당시 휴게소에 계시던 시민들에게 "당신들은 영웅입니다"라며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