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박능후 장관이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발언한데 대해 사과했다.
복지부는 지난 2일 박 장관의 발언 이후 "피해자와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장관의 발언은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성남시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 관련 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기관 협의체에서 정확하고 빠르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피해 아동의 보호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추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의 질의에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아이들의 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다"며 "(유아 성폭력을) 어른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봐서는 안 된다.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 의원은 "아동의 나이 또래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선입관을 갖지 말라"며 "어린이집 원내와 원외, 아파트 등 동네에서 몇차례 이뤄진 심각한 사안임을 이해하고,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 등까지 종합적으로 실태조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은 성남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닌다고 밝힌 한 여아 부모가 맘카페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피해 사실을 호소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3일 이날 오전 11만여 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목의 해당 글은 "만 5세인 딸아이가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같은 반 또래 아동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지만 만 5세에게는 아무런 법이 적용되지 않아 부모인 저희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매일 지옥 속에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능후 성남 어린이집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