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방송인 구하라(28)가 세상과 마지막으로 작별하고 영면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세상을 떠난 구하라의 발인식이 27일 비공개로 엄수됐다. 구하라 측은 발인 등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그의 빈소에는 장례 기간 동료 연예인과 지인들이 조문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팬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에 별도로 마련된 조문장소에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지에서도 팬들이 찾아와 작별 인사를 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안치된다. 구하라 측은 조문 일정 이후에도 고인을 추모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장지를 공개했다.
한창 피어나야 할 청춘의 한가운데에서 생을 마감한 구하라는 2008년 걸그룹 카라에 영입되며 데뷔, 가수이자 방송인으로 활약했다.
카라는 `프리티 걸`(Pretty Girl), `미스터` 등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소녀시대, 원더걸스와 함께 2세대 걸그룹 대표주자로서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특히 일본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개척한 K팝 그룹 중 하나로서 2013년에는 한국 걸그룹 처음으로 도쿄돔 공연을 성공리에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 카라 활동을 마무리한 뒤 구하라가 겪은 잇단 시련은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전 연인이던 헤어 디자이너 최종범 씨와의 쌍방 폭행 논란에 이어, 최씨로부터 사생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폭력의 피해자였지만 오히려 그에겐 성희롱을 포함한 각종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
그가 숨진 이후 여론 일각에서는 최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재판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가해자 중심적인 성범죄 양형기준을 재정비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3만 명을 넘겼다.
지난달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세상을 떠난 뒤 절친한 친구였던 구하라까지 비극적 선택을 하자, 연예인의 삶을 실시간 소비하는 미디어와 악성 댓글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 빌보드는 구하라 사망을 다룬 기사 제목에서 "그는 더 나은 세상을 살 자격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구하라 발인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