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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日 방문...'핵무기 폐기' 발언하면 아베 처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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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 일본에 도착해 3박 4일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도쿄 하네다(羽田) 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했다. 공항에서는 천주교와 일본 정부 관계자, 천주교 신자들이 마중을 나와 교황의 방문을 환영했다.

방일 기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를 방문해 반핵(反核)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어느 정도의 강도를 담을지 주목된다.

교황은 이날 도착하자마자 주교들에게 원폭 피해자들을 추도하고 "인류 역사에서 이 끔찍한 사건의 상처를 여전히 품은" 생존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교황은 "악은 선호를 두지 않는다. 사람들의 출신이나 정체성에 상관하지 않은 채 파괴적인 힘으로 쳐들어갈 뿐"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또 핵무기 사용만이 아닌, 단순 보유도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역대 어느 교황보다도 더 나아간 것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교황은 이날 저녁 도쿄의 로마 교황청 대사관에서 사제들을 만난 다음 24일 오전 나가사키를 방문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교황은 과거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지역(폭심지)의 공원에서 핵무기에 관한 메시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동안 핵무기를 `인류 사회의 악`이라고 규정하고 지구상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해 온 교황은 나가사키 메시지를 통해서도 핵무기에 대한 이런 생각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 여기에 더해 구체적으로 유엔(UN) 핵무기금지조약의 비준을 촉구하거나 핵무기뿐 아니라 핵발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이런 발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추구하는 방향과 정반대여서 관련 발언이 나올 경우 교황 방일에 공을 들여온 아베 총리가 곤란에 처할 수 있다.

일본은 미국의 눈치를 보며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에 찬성하지 않고 있어 `유일한 피폭국`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은 핵무기의 개발·실험·생산·제조·비축·위협 등 모든 핵무기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2017년 채택됐지만 미국을 비롯한 핵보유국과 서구 국가들이 반대해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핵무기 사용을 문제 삼은 이전 교황들에게서 더 나아가 핵무기의 단순 소유도 규탄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아베 총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가동이 멈췄던 원전을 재가동시키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동일본대지진 피해자와 만날 계획이어서 이 자리에서 `반(反)원전`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교황은 나가사키 폭심지 공원을 떠난 뒤에는 나가사키현이 운영하는 야구장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이후 다른 피폭지인 히로시마로 자리를 옮겨 원폭 피해자들을 기리는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다.

교황은 이곳에서 원폭 희생자 위령비(히로시마평화도시기념비)를 찾아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할 계획인데, 공원 내 별도로 마련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방문할지 주목된다.

교황은 이후 도쿄로 돌아와 25일 오전 동일본대지진의 피해자들과 만난 뒤 최대 5만명을 수용하는 도쿄돔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이어 나루히토(德仁) 일왕, 아베 총리와 만난다.

방일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예수회의 고령 사제들과 만나 위로한 다음 천주교 계열 대학인 조치(上智)대를 찾은 뒤 일본을 떠날 계획이다.

교황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1981년 바오로 2세(1978∼2005)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일본의 가톨릭 신자 규모는 전체 인구의 0.35 수준인 44만명이다.

교황은 젊은 시절 일본에서 선교 활동을 하고 싶어했을 정도로 일본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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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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