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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필 무렵’ 이정은, 드디어 풀린 떡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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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정숙(이정은 분)에 관련된 떡밥이 드디어 풀려 화제다. 눈물, 콧물 쏙 빼는 대사와 함께 그녀의 존재감을 입증한 것.

지난 20일 방송된 ‘동백꽃 필 무렵’ 38회에서는 정숙(이정은 분)에 대한 서사가 완전히 그려져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정숙의 등장과 함께 출연이 잦아졌던 ‘박카스’는 동백(공효진 분)의 진절머리를 담당했다. 그 이유는 과거 한여름 날 배가 고프다는 어린 동백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 당시 은행에서 무료로 나눠준 박카스로 허기를 채운 것. 하지만 너무 자주 찾아간 탓일까 그마저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딸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지 못한 음료이지만, 이번 회차로 인해 정숙은 지난 과거를 회개하고 싶은 마음으로 그 음료를 들고 다녔다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또한, 동백이와 함께한 유년시절이 짧았기에 그 안에 정숙과 딸을 이어주는 기억의 매개체로 생각해볼 수도 있게 됐다.

또한 분홍 꽃 모자에 대한 떡밥 또한 같은 회차에 풀렸다. 동백이를 입양했던 사모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본인의 거금을 들여 산 물건이었던 것, 하지만 술집 여자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모는 본인의 색안경으로 인해 동백이를 파양시켰고 그 사실로 정숙은 고마움에 대한 마음이 순식간에 경멸로 뒤바뀌며 분노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어, 그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기고 울분을 터뜨리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들 모두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그때는, 내가 널 버린 게 너한테 제일 잘한 일 같더라’라는 목소리 톤이 무색할 정도로 “천벌을 받을 년, 우리 동백이가 내 팔자를 왜 물려받아, 왜!”라고 소리치는 장면으로 보는 이들의 억장까지 무너지게 했다.

모텔에서 발견된 정숙의 유서는 모두의 눈물샘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받은 일곱 살로 남아있지 마”를 비롯해 마지막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라는 문단이 주는 먹먹한 ‘감동’으로 모두들 방영 다음 날 눈이 팅팅 부어 출근했다는 후문.

38화는 조정숙의 회차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숙의 서사로 시청자들의 가슴 한켠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딸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모두 다 풀렸기 때문. 세상에 많은 엄마가 존재하고 있듯이 화자-제시카, 덕순-용식 또한 겉으로 보기엔 각기 다른 사랑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 안에는 자식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공통점으로 한 번에 묶을 수 있다.

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식을 바라보는 시선은 누구나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모습을 배우 이정은은 ‘조정숙’이라는 캐릭터로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가난이 문 안으로 찾아 들어오면, 그 깊은 모성애도 창문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짙은 감정선으로 풀어냈다.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건 대본에 관한 연구와 깊은 고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배우 이정은이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진정성의 깊이 덕분이 아닐까.

시청자들이 정숙의 서사를 알기 이전에 배우 이정은은 정숙의 피치 못할 과거를 모두 알고 있었기에 이전에 어떠한 모습으로 행동을 해야 할지, 어떤 모습으로 동백이를 사랑하고 아껴줘야 할지는 본인 혼자만이 풀어야 할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모호한 밑그림에 색을 칠하는 것은 온전히 배우의 몫이기 때문. 과거를 꽁꽁 숨긴 채 ‘치매’라는 질병과 함께 찾아왔지만 단 한 순간도 보는 이들의 미움을 사지 않고, 동백이의 삶을 두텁게 채워준 것은 조정숙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이정은의 노력과 연구의 결실이었다.

그동안 못 해준 밥을 실컷 해주려고 갔던 정숙, 본인의 목숨을 딸 동백의 행복과 뒤바꾸려 했던 정숙의 발걸음,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순간까지도 딸을 사랑했던 정숙으로 그동안 바쁜 일상으로 잊고 살았던 부모님의 모습까지 떠오르게 만든다. 이로써 어떠한 작품을 맡더라도 우리에게 기대감을 갖게 해줌과 더불어 설렘까지 선물해주는 유일무이한 배우 이정은의 활약은 앞으로도 뜨거울 것이다.

한편, KBS2 ‘동백꽃 필 무렵’은 21일 40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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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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