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 13일자에 따르면, 네이멍구 자치구에서 최근 흑사병(페스트) 환자 2명이 발생했다.
흑사병 환자 2명은 지난 3일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후 흑사병 확진을 받았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에 확인된 흑사병이 확산할 위험은 "극히 낮다"면서 "시민들은 감염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센터는 베이징의 자연환경과 쥐에는 페스트균이 없어 사람들이 쥐 등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시민들에게 특별한 보호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했는데, 다만 흑사병을 예방하려면 손을 잘 씻는 등 좋은 위생 습관을 지켜야 한다면서 일단 발열, 기침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의 응급부는 전날 흑사병 확진 소식에 일시적으로 폐쇄됐다가 이날부터 정상 운영됐다고 전했다.
흑사병 확진 판정 소식이 알려지자 웨이보 등 중국 사회관계망 서비스 이용자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중국에서는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가 2014년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 각 1건 있었다.
흑사병은 2012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총 25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으며, 이 중 60명이 목숨을 잃어 세계 최대 사망자 숫자를 기록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에도 이 병으로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흑사병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매개하는 감염병으로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
유럽에서 14세기에 유행해 무려 2억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흑사병은 그로부터 훨씬 전에도 인구가 많았던 유라시아 지역에서 출현했음을 추정하게 하는 단서가 발견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이 스웨덴 서부 곡헴 지역에서 발굴한 5천년 전 유해인 20대 여성의 치아에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지금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흑사병 원인균을 확인했다고 지난해 말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 여성과 함께 발굴한 77구의 유해 가운데 다른 한 구에서도 같은 병원균의 흔적을 찾아냈다.
모든 흑사병은 페스트균(Yersinia pestis)으로 발병하는데 곡헴에 5천년 동안 묻혀 있던 여성은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림프절 페스트보다 한층 치명적인 폐페스트균의 유전적 특질을 갖고 있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코펜하겐대학의 시몬 라스무센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 흑사병 원인균의 가장 초기 형태"라고 말했다.
라스무센 교수는 지금의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몰도바 등 유라시아 지역에서 약 6천 년 전부터 형성된 `대정착지`(Mega-settlements)에서 사람의 질병으로 나타난 것이 최초의 흑사병으로 보고 있다.
대정착지에는 당시 수만 명이 거주했는데, 많은 사람이 동물과 함께 지내는 비위생적인 생활환경은 다양한 해충의 온상이 됐고 이것이 새로운 병원균이 생긴 배경이라는 것이다.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이 과학저널 `셀`을 통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렇게 유라시아의 대정착지에 처음 출현한 흑사병은 약 5천700년 전에 새롭게 발명된 마차를 매개로 교역로를 따라 유럽 먼 곳의 농촌 마을까지 광범위하게 퍼졌다.
이 시나리오는 5천500년 전에 유라시아의 대정착지들이 갑자기 폐허로 변하면서 `신석기시대 인구감소`(neolithic decline) 현상이 나타났는지를 설명해 주는 단서로 간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