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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완전한 파괴 직면"…베네치아 53년만 최악 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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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전역이 눈, 비바람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세계적 관광지인 북부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53년 만에 최악의 침수 사태를 겪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과 로이터·dpa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의 조수 수위가 12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187cm까지 치솟았다. 이는 194cm에 육박했던 1966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조수 수위가 180㎝를 넘어서면 도시의 85% 이상이 침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례적으로 높은 조수"라며 "비상 상황에 대응하고자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지역 루카 자이아 의장도 "과장이 아니다. 도시의 80% 이상이 침수됐다.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우리는 종말론적인 완전한 파괴에 직면했다"라고 전했다.
베네치아 의회는 중앙 정부에 `재난사태`를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현지 ANSA 통신은 전했다.
조수의 급상승으로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기면서 인적·물적 피해도 속출했다.
78세 남성이 집에 들어온 바닷물을 빼내려고 펌프기를 작동시키려다가 전기합선으로 감전사하는 등 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9세기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에도 바닷물이 들어차 1m가량 침수됐다.
산마르코대성당이 침수 피해를 본 것은 1천200년 역사상 이번이 6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마르코대성당은 마르코(마가) 복음서를 쓴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868년 처음 건축됐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1천63년 재건축됐다.
대성당은 조수 수위가 156㎝까지 다다른 작년 10월에도 침수돼 내·외벽 대리석을 교체했는데 이번에 또다시 물에 잠기는 비운을 맞았다.
특히 성 마르코 유해가 안치된 지하실도 침수를 피하지 못해 문화유산 관리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심의 역사지구는 바닷물에 휩쓸린 음식점의 식탁, 의자, 각종 쓰레기, 건물 잔해 등이 나뒹굴며 아수라장이 됐다.
또 바포레토(수상버스) 등 일부 교통수단의 운행이 중단돼 시내 통행이 사실상 마비됐다.
베네치아 당국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이날 하루 시내 모든 학교에 휴교령을 내린 상태다.
베네치아는 비가 많이 내리는 매년 늦가을과 초겨울 조수가 높아지는 이른바 `아쿠아 알타`(조수 상승) 현상으로 시내가 정기적으로 침수된다. 조수 수위가 100∼120㎝를 오르내리는 것은 일반적이며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조화돼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근 수일째 호우가 지속한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시속 100㎞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열풍으로 조수가 급상승하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기상당국은 파악했다.
당국은 13일에도 조수 수위가 160㎝ 안팎에 이를 것이라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만반의 대비를 당부했다.
베네치아 외에 알프스산맥을 낀 이탈리아 북부는 12∼13일 사이 40∼50㎝의 눈이 내려 교통이 통제됐다.
이탈리아 남부도 연일 이어진 강우로 수해가 났다.
나폴리 등 남부 일부 지역은 휴교령을 내렸고 마테라에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굴주거지가 침수됐다.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통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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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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