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중인 사우디판 디즈니랜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사업에 참여한다. 그동안 사우디 사업에 공을 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중동경영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키디야 엔터테인먼트는 현지시간으로 29∼30일 사우디 키디야 현지에서 삼성 CEO급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체결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키디야`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40㎞ 정도 떨어진 석산이 있는 사막 지대로,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사업은 이곳에 테마파크, 사파리, 모터스포츠, 워터파크 등이 들어간 복합 단지와 쇼핑몰, 주택을 짓는 신도시 조성 사업이다.
사우디 정부는 이곳에 인프라 시설에만 300억 리얄, 우리 돈으로 약 9조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의 규모는 334㎢로, 서울시 면적(605㎢)의 절반을 넘는다.
조성 사업 1단계가 2022년 끝나고, 최종 완공은 2035년이다. 이 사업에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 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하게 된다.
◇ 총수 이재용의 중동경영…제2의 중동붐 예고이번 사업 참여를 두고 그동안 중동에 각별하게 공을 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특히 사우디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는 올들어 세차례나 만나서 협력을 논의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지난 6월 방한했을 당시,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5대 그룹 총수 간담회 직후 따로 만남을 가졌고, 지난 17일에도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업계에서는 지난 만남에서 이 부회장과 빈 살만 왕세자가 `키디야 엔터테인먼트 시티`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적인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가 경제 개조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를 추진중이다. 지난 2016년 총 7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837조원을 들려 사우디를 첨단 산업국가로 변신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카디야 프로젝트도 비전 2030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추석 사우디 삼성물산 공사현장을 방문한 이재용 부회장은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에 들어가면서 현장을 직접 찾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총수의 자질과 리더십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본인과 삼성에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평가헀다.
삼성 관계자는 "키디야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