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인근 해상에 있던 이란 유조선 1척에서 11일(현지시간) 폭발로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국영 유조선회사(NITC)는 이날 새벽 사우디 제다항에서 약 100㎞ 떨어진 바다에서 이란 유조선 1척에서 두 차례 폭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NITC는 유조선 폭발이 `미사일 2발의 공격`으로 추정한다며 "모든 승무원은 안전하고 배 역시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승무원들이 유조선의 훼손된 부분을 보수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TV에 따르면 이번 폭발로 유조선의 저장 탱크 2개가 크게 훼손되면서 원유가 홍해로 유출됐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에 대해 "위험한 모험주의자들의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외신은 사건 초기 피격 유조선의 명칭이 시노파호라고 보도했지만 NITC는 사비티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또 중동 해역을 관할하는 미국 해군 5함대는 AP에 이번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란 유조선 폭발 사건으로 중동 해역의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유가가 급등했다.
AP통신은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60.40 달러로 약 2% 올랐다고 보도했다.
한 해상안보 전문가는 AP에 "이번 사건이 공격 행위로 확인된다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의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작년 5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한 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감이 커졌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올해 6월 이란 남동부 해상에서 미군 드론(무인정찰기) 1대가 영공을 침범했다며 대공방어 미사일로 격추했다.
지난 7월에는 미군이 걸프 해역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4일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쿠라이스 유전이 공습을 받아 사우디의 산유량이 큰 타격을 입었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은 드론으로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정부는 이란을 공격 주체로 지목했다.
이란 유조선 폭발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