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제17호 태풍 `타파`가 일요일인 22일 오후 제주도를 할퀴고 지나갔다.
타파가 지나는 길목으로 이날 내내 태풍 영향을 강하게 받는 제주도와 부산·울산·경남, 전남 등 남해안 지역은 폭우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대 영향으로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린 부산에서는 21일 밤 10시 25분께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 기둥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1층에 살던 A(72)씨가 잔해에 깔려 9시간여 만인 22일 오전 7시 45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이날 오전 9시께 부산 연제구 거제동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강풍에 넘어진 가로등에 부딪혀 상처를 입었고, 오전 9시 55분께는 수영구 한 아파트 자전거보관소 지붕이 날아가면서 행인이 머리를 다쳤다.
오전 10시 50분께 전남 목포시 석현동 한 교회 외벽 벽돌이 떨어져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오후 2시 52분께 배드민턴 축제가 열리는 전남 곡성군 한 초등학교에서는 오후 2시 52분께 체육관 통유리가 깨지면서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구례군 광의면에서는 농수로 둑이 터져 인근 주택이 잠겼다.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전날부터 장대비가 쏟아진 제주에서는 신호등이 부러지거나 전신주가 기울었고 곳곳에서 가로수가 쓰러졌다.
경남 시·군에서도 가로수가 도로나 주택가로 넘어지고 공장 자재, 간판이 날리거나 집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 부산, 광주·전남 등에서는 오전 중 1천400가구에 전기가 나갔다 복구되기도 했다.
태풍 영향이 비교적 덜한 대전·충남지역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흔들린다는 피해 신고가 계속 들어오는 등 시간이 갈수록 전국이 태풍 영향권에 들어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타파`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110㎞ 해상에서 시속 35㎞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타파`는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 초속 35m(시속 126㎞), 강풍반경은 350㎞에 달한다.
오후 3시께 태풍 중심에서 가장 가까워졌던 제주도는 이날 밤까지 태풍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오후 9시께 부산 남쪽 약 80㎞ 바다를 거쳐 23일 오전 3시께 독도 동쪽 해상을 지나간 뒤 23일(월) 오전 9시께 독도 동북동쪽 약 250㎞ 바다에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 피해, 예상 이동경로 (사진=연합뉴스, 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