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발병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6천62원으로 전날(4천558원)보다 32.9%나 급등했다.
특히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수도권에 있는 도드람 공판장에서 돼지고기 경매가는 전날보다 ㎏당 59.8%나 폭등한 6천658원이었고, 농협부천에서 경매된 돼지고기 가격은 전날보다 48.8% 오른 5천995원이었다.
영남지역에 있는 부경축공 도매시장에서는 전날보다 ㎏당 37.2% 상승한 6천401원에 돼지고기가 거래됐다.
도드람과 농협부천 등 축산물 공판장에서 경매를 통해 판매된 돼지고기는 중간 도매상을 거쳐 1∼2일 뒤에 일선 대형마트나 정육점, 식당 등 소매업체로 유통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와 같은 대규모 업체는 1∼2주 정도의 재고 물량이 있기 때문에 도매가 상승분이 소비자가 반영되려면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지만 재고가 없는 소규모 식당 같은 경우는 곧바로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도매가 상승이 바로 소비자가 상승으로 이어지느냐 여부는 소매상이 재고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무엇보다 ASF가 앞으로 얼마나 확산하느냐가 큰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