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대구 경상여고 학생들이 흡입한 가스 발생 원인 규명이 사흘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보건환경연구원과 대구지방환경청, 북구청 등 관계자 20여명이 4일에도 학교와 인근 공단을 돌며 현장 조사를 하고 있으나 가스 누출 원인이 될 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학교 인근에 있는 공단에서 가스나 악취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공단에 2천개가 넘는 크고 작은 업체가 밀집해 있어 특정 업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학생들 진술로 추정해 볼 때도 공단에 있는 열처리, 금속가공업체에서 가스가 비롯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공단 입주업체 가운데 대기오염물질 발생 우려가 있는 500여곳에 오염방지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사고 당일 설비를 제대로 가동했는지 여부 등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악취를 포집하는 특수차량을 환경청에서 지원받아 분석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르면 5일부터 첨단장비를 동원해 학교 인근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포집해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단 주변 주민들은 악취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침산동 주민 A(45)씨는 "새벽이나 비 오는 날에는 항상 불쾌한 냄새가 난다"며 "3공단뿐 아니라 염색공단, 서대구공단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 같아 환경당국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스 피해를 입은 경상여고에서는 이날도 일부 학생들이 병원에 입원하거나 결석해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재학생 724명 가운데 2학년 학생 4명이 메스꺼움, 두통 등 증상을 호소해 이날 병원에 입원했다.
앞서 2일 입원했던 2학년 4명은 3일 오전 퇴원했다.
이날 입원 학생 외에 2학년 4명과 1학년 2명은 결석했고 2학년 3명은 조퇴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이날 아침부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과학실 실험약품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소방 당국의 지적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강당 바로 아래 위치한 과학실을 다른 건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공기순환장치를 강당에 설치하는 한편 대입수학능력시험 당일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수능시험장 지정 해제도 고민하고 있다.
대구 경상여고 가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