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대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서민형 고정금리 대환대출 상품이 출시된다.
정부는 우선 주택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20조원 한도 내에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기존의 2금융권 대상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상품인 `더 나은 보금자리론`을 다중채무자와 고(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대출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주택금융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러한 방안을 확정해 25일 발표했다.
최근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서 TF에선 높은 금리의 변동금리 대출을 쓰고 있는 서민층과 주택 실수요자들이 갈아탈 수 있는 고정금리 대출을 고민해왔다. 정부가 2015년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 당시보다 금리역전 현상이 짙어지며 기존 정책모기지의 실질적인 혜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새롭게 개선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올해 7월 23일 이전에 은행과 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전 금융권에서 취급된 변동금리 또는 준고정금리 대출을 대환 대상으로 한다. 정책모기지나 만기까지 완전히 금리가 고정된 대출은 대환 대상에서 제외다.
이번 상품은 서민층의 주택 실수요를 최우선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부부합산 소득 8천500만원 이하인 1주택자만 이용할 수 있다. 신혼부부이거나 2자녀 이상 가구는 합산 소득 1억원이 적용된다.
주택가격은 시가 9억원 이하만 기존대출 범위 내 최대 5억원 한도로 대출이 공급된다.
LTV 70%와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지만, 기존대출 상환을 위한 중도상환수수료(최대 1.2%)만큼은 대출 증액이 가능하다.
금융위는 대출 대환이 실행된 이후 보유주택 수를 정기적으로 재확인하고, 보유주택 수가 증가했다면 1년 내 처분하도록 했다.
금리는 연 1.85~2.2% 수준이다. 실제 대환 시점인 10월께 국고채 금리 수준을 고려해 최종 금리가 확정된다.
대출 만기를 가장 짧은 10년으로 설정하고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대출을 신청한다면 현재 기준으로 1.85%의 금리가 적용된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대부분의 고정·변동금리부 대출 중 가장 낮다.
또 다자녀나 한 부모, 장애인이라면 우대조건이 적용돼 최저 연 1.25%까지 대출금리가 내려간다.
만약 만기 20년짜리 3억원 대출을 3.16%의 금리로 쓰고 있는 사람이 이번 상품으로 대환, 2.05%의 금리를 적용받는다면 원리금 월 상환액이 168만8천원에서 152만5천원으로 16만3천원 줄어든다. 만약 1%에 중도상환수수료(300만원)를 적용한다면 원리금 상환액은 14만8천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상품은 총 20조원 내외로 공급된다. 만약 신청액이 20조원을 크게 넘어선다면 주택가격이 낮은 순서대로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 신청은 내달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은행 창구나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대출 대상자는 2주간의 신청이 끝나고 조건에 따라 최종 선정된다.
그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더 나은 보금자리론`도 개선된다. 2금융권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난해 5월 출시됐지만, 정작 다중채무자는 이용이 어려워 실수요가 제한됐다.
이에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중채무자와 고 LTV 채무자를 대환 대상에 포함했다. 대환 대상 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를 없애고 전산으로 대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은행 대출(3.0%·분할상환)과 2금융권 대출(4.0%·만기일시상환)을 각각 1억2천만원씩 보유한 차주가 더 나은 보금자리론으로 전환한다면 20년간 총 상환액 3억7천600만원에서 3억1천200만원으로 17.0% 줄어들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이 상품의 신청은 내달 2일부터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10월 이후에는 시중은행 영업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시장 금리 절대 수준이 낮게 유지되고 있고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상품이 주택담보대출 구조개선이라는 정책 목표와 함께 서민 실수요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가계부채 총량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도 금리변동 위험과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갈아타기가 필요한 대출자가 이 상품을 몰라서 이용하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홍보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