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전자산 선호 추세와 달러화 강세 등에 힘입어 외화보험 상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8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외화보험을 판매하는 4개 생명보험회사의 최근 4년간(2015∼2018년) 수입보험료는 연평균 57.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초회보험료가 5천736억원, 신계약 건수는 5만1천413건으로 전년보다 각각 2.9배, 10.1배 늘었다.
원/달러 환율은 2016년 이후 하락세(원화 가치 강세)를 보였으나 작년 4월을 저점으로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왔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화보험은 올해 1분기에만 1만5천735건이 판매됐고, 초회보험료도 1천874억원에 달했다.
외화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해약환급금 등의 금전 수수가 미국 달러 등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으로, 납입보험료를 해외 국채 중심으로 운용하는 구조다.
계약자는 글로벌 기축통화인 달러에 자산을 배분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또 외화보험은 환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자녀 유학, 이민 등을 위한 외화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환차손을 입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외화보험은 일본에서도 인기다. 일본에서는 초저금리,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미국 달러나 호주 달러에 기반한 외화보험 시장이 확대됐고, 2016년 일본은행의 마이너스금리 정책에 따라 수요가 급증했다.
2018년 외화보험 판매액은 약 4조엔으로, 5년간(2014∼2018년) 2.7배 증가했다.
그러나 외화보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상품에 대한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외화보험과 관련한 민원은 2014년 922건에서 작년 2천543건으로 늘어났다.
판매 과정에서 설명이 미흡했다는 이유가 77%를 차지한다. 민원인의 대부분은 외화보험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만 퇴직금 운용 등을 목적으로 가입한 60세 이상의 고령자다.
보험연구원 정인영 연구원은 "환율변동에 따른 원금손실 위험을 제대로 알지 못했거나 외화기반 원금보장을 엔화 기반으로 오해한 경우가 다수"라며 "대부분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되기에 예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보험업계와 감독 당국은 민원 해결을 위해 외화보험 공시·설명 의무를 강화하고 고령자에게 판매할 때에는 친족이 동석하도록 했다. 은행으로 가는 판매 수수료 체계도 재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사례를 참고해 상품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설명으로 불완전 판매가 이뤄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연구원은 "외화보험은 세제 혜택이 있는 고수익 상품이지만 복잡한 상품구조로 인해 민원 발생 소지가 있어 판매 시 주의가 필요하다"며 "상품 내용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설명을 통해 불완전 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