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피부질환인 건선이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학교병원 운영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공동 연구팀(공공의학과 이진용 교수·소화기내과 고성준 교수·피부과 박현선 교수)은 2011∼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건선 환자의 염증성 장 질환 유병률을 연도별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건선 환자의 연도별 염증성 장 질환 유병률은 2013년 통계청 인구 자료를 기준으로 성별 및 연령 조정을 거친 인구 10만명당 표준화 유병률(SPR)로 계산했다. 이후 염증성 장 질환 발생에 대한 정상인 대비 건선 환자의 상대적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건선 환자의 연도별 염증성 장 질환 유병률은 2011년 168명, 2012년 184명, 2013년 173명, 2014년 191명, 2015년 205명으로 정상인의 유병률(2011년 87명, 2012년 91명, 2013년 95명, 2014년 101명, 2015년 106명)보다 매년 두배가량 높았다.
실제 정상인의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위험도를 기준으로 건선환자의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2011년 1.87, 2012년 2.02, 2013년 1.83, 2014년 1.93, 2015년 1.98로 나왔다. 이는 건선과 염증성 장 질환 발생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건선이 심할수록 염증성 장 질환 위험은 크게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도 건선 환자의 염증성 장 질환 위험 요인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연령의 경우 19세 이하의 미성년자 그룹의 위험도가 5.33으로 가장 높았다. 건선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염증성 장 질환 위험도 함께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이 염증성 장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건선은 피부에 국한되지 않는 전신 염증 질환으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체내 염증 증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염증성 장 질환은 복통, 설사, 전신 무력감 등을 일으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라며 "심한 건선 진단을 받으면 하루라도 빨리 면역 치료를 시작해야 후속적인 장 내 염증 발생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도피부과학학회저널`(Indian journal of Dermatology, Venereology and Leprology)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