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아열대성 파란선 문어가 부산 기장 앞바다에서만 올해 들어 두차례 발견되자 바다 생태계 변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두차례 모두 같은 어린 학생에 의해 발견돼 바닷속 파란선 문어 개체 수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피서객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달 초 부산 기장군 일광면 갯바위에서 박모(15) 군이 잡아 신고한 문어가 맹독성이 있는 파란선 문어로 확인됐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들어서만 기장 앞바다에서 파란선 문어가 두차례 발견됐다.
앞서 6월에 발견된 것도 박 군이 잠자리채를 이용해 갯바위에서 채집해 신고한 것이다.
파란선 문어는 주로 아열대해역에 서식하며 10㎝ 안팎 작은 크기로 귀여운 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침샘 등에 복어 독으로 알려진 `테트로도톡신`을 함유하고 있어 맨손으로 만지다가 물리면 위험할 수 있다.
맹독성 문어가 어린 학생 손에, 그것도 같은 학생 손에 손쉽게 잡히자 기장 앞바다에 이미 해당 개체가 광범위하게 분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는 파란선 문어의 유입 경로로 쿠로시오 난류를 꼽는다.
오석진 부경대학교 연안환경생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동해의 경우 매년 0.02도씩 온도가 높아지고 있고 쿠로시오 난류와 쿠로시오 난류의 지류인 대만난류와 동한난류의 힘도 강해지고 있다"면서 "고래나 참치와 달리 운동능력이 미약한 문어의 경우 이 난류가 컨베이어 벨트 역할을 해 얹혀 왔다고 추정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생(알을 포함 성체가 되기 전 상태) 단계에서 난류에 밀려왔다면 바닷속에서 발견되는 개체는 한두 마리 정도에는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미 토착화해 기장 앞바다에서 산란한 것일 수도 있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어 (연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파란선 문어가 원래부터 국내에도 분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김영혜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연구원은 "2014년 기준 FAO(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자료를 보면 파란선 문어 분포지역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태평양으로 표기돼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적은 없다고 나와 있다"면서 "하지만 작년부터 나온 SCI 논문 등을 보면 우리나라도 원래 분포가 확인된다는 내용이 잇따른다"고 전했다.
또 "출연 양상을 알기 위해 자료를 거슬러 올라가 검토하다 보니 2008년 경북 영덕에서 다이버가 `문어가 독이 있는데 종류를 알고 싶다`며 사진을 제보한 것이 있는데 파란선 문어였다"면서 "분포는 원래 있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해수욕장 등에 출몰하며 국민들 경각심이 높아지자 발견율이 높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실질적인 생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