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는 오는 3일 방송 예정이던 `그것이 알고 싶다` 가수 고(故) 김성재 사망사건 미스터리 편에 대해 법원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방송을 취소하고 수목극 `닥터탐정`을 재방송한다.
2일 서울남부지법은 과거 김성재의 여자친구로 알려진 김모 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법원에 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입장을 내고 "법원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으나, 제작진 입장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본 방송은 국민적 관심이 높았으나 많은 의혹이 규명되지 않은 채 방치돼온 미제사건에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드러났다는 전문가들의 제보로 기획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닌, 새로운 과학적 증거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제작진의 공익적 기획의도가 방송으로 시청자들에게 검증받지도 못한 채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에, 깊은 우려와 좌절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제작진은 이어 "이번 방송금지 결정이 수많은 미제 사건들, 특히 유력 용의자가 무죄로 풀려난 사건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라고 비판했다.
제작진은 "방송 자체가 금지될 것으로 전혀 예상하지 않았기에, 법원의 결정을 따르되 이미 취재한 내용에 대해서는 향후 깊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의 말대로 SBS 내부에서는 가처분 인용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듯 법원의 결정 후 한동안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내비쳤다.
그동안 탐사보도의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등 공익적 기능을 고려해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과거 한두차례를 제외하면 방송금지 가처분 인용으로 결방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김성재는 힙합 듀오 듀스의 멤버이자 솔로 가수, 패션의 아이콘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1995년 11월 20일 한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몸에서 수많은 주삿바늘 자국이 확인됐고, 사인은 동물마취제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했다. 특히 전 연인이 고인의 사망에 개입된 게 아니냐는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5개월간 취재 끝에 고인의 부검 보고서, 사진과 전문가 인터뷰 등을 종합해 이번 방송을 준비했다고 예고했다.
연출을 맡은 배정훈 PD는 전 연인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트위터에 "한 번 붙어봅시다"라고 방송에 대한 의지를 밝혔으나, 법원이 김 씨 손을 들어주면서 일단 3일 방송은 좌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