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 등의 치료에 널리 쓰이는 제산제를 자주 복용하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Wien) 의과대학의 에리카 옌센-야롤림 병태생리-알레르기학 교수 연구팀이 800여만명의 의료보험 자료(2009~2013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의 CNN 뉴스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30일 보도했다.
신세대 제산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필로섹, 프라바시드, 넥시움 등), 구세대 제산제인 히스타민2(H2) 수용체 길항제(잔탁, 펩시드, 타가메트 등)를 가릴 것 없이 모든 제산제 복용이 알레르기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적으로 제산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알레르기 발생률이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6일 연달아 제산제를 복용한 사람조차도 알레르기 치료제 처방률이 높았으며 제산제 사용 빈도가 많은 사람일수록 알레르기약 처방률은 더욱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제산제와 알레르기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여성과 노인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제산제를 복용하는 60세 이상 노인은 알레르기약 처방률이 5배 이상 높았다.
알레르기가 걱정되지만, 꼭 제산제가 필요한 사람은 제산제 사용을 최대한 단기간으로 제한할 것을 옌센-야롤림 교수는 권고했다.
위산의 역할은 섭취한 음식 속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단백질들을 잘게 분해하는 것인데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제산제 때문에 이 단백질들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한 채 소화관으로 내려가면 면역반응에 의해 알레르기와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뉴욕 노던 웨스트체스터 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엘리 애브베이어 박사는 어디까지나 관찰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면 필요할 때 복용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어떤 약이든 득과 실을 따져보고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7월 30일 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