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기술 분야로 확산한 가운데 중국의 한 명문대학이 신입생들에게 `중국산 반도체`를 선물하면서 기술 자립을 위해 분투할 것을 독려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영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이 운영하는 중국과학원대학은 최근 신입생 400명에게 보낸 총장 명의 서한에 중국산 반도체 `룽신(龍芯) Ⅲ` 칩을 동봉했다.
중국과학원대학 리수선 총장은 서한에서 "이 칩은 작지만, 거대한 세계를 움직인다"며 "아직 소박하지만, 이 칩은 중국과학원의 독자적인 연구개발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이 룽신을 처음으로 개발한 것은 지난 2001년으로, 이후 2009년 중국 최초의 독자적인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칩인 `룽신 3A`로 발전했다.
다음 해인 2010년 중국과학원과 베이징시 정부는 합작기업 `룽신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룽신 칩의 상용화에 나섰다.
`룽신 Ⅲ` 칩을 선물 받은 신입생 저우훙광은 "실물 칩을 본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이 칩을 내 책상 위에 항상 둬 중국 기술의 혁신을 위한 나 자신의 분투를 자극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이 칩이 단순한 신입생 선물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 중국의 기술 자립 의지를 상징하는 징표와 같다고 해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해 막대한 타격을 준 데 이어, 올해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이 회사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에 제한을 가했다.
이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반도체 등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리수선 총장은 서한에서 "우리는 반드시 핵심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기술 자립을 이뤄야 한다"며 "중국이 2049년까지 기술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기술 혁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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