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행에 들어간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따른 첫 진정 사건이 언론계에서 나왔다.
2016~2017년 MBC 입사 후 계약 만료로 퇴사했다가 법원 판단으로 근로자 지위를 임시로 인정받은 아나운서들이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에 근거해 MBC를 상대로 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해당 아나운서 7명은 법률대리인,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이날 오전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 뒤 진정서를 제출했다.
법률사무소 휴먼은 앞서 법원에서 이들의 근로자 지위가 임시로 보전했는데도 MBC가 이들을 업무에서 격리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에 저촉된다고 밝혔다.
엄주원 아나운서는 회견에서 "회사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일을 되찾고 회사와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라고 했다. 이선영 아나운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됐고, 우리의 부당한 상황을 사회에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라고 말했다.
소송대리인 류하경 변호사는 "MBC와 대화를 하고 싶었지만 안 해줘서 고용청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라며 "이 아나운서들은 정규직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서 입사했다. (진정 건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라고 밝혔다.
류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조항 중 ▲ 정당한 이유 없이 훈련·승진·보상·일상적인 대우에서 차별 ▲ 일을 거의 주지 않음 ▲ 인터넷 사내 네트워크 접속 차단 ▲ 집단 따돌림 등을 세부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조항들을 위반하면 대표이사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앞서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지난 5월 아나운서들에 대한 근로자 지위 보전 결정을 인용, 7명이 같은 달 27일부터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으로 출근 중이다.
그러나 이들은 기존 아나운서 업무 공간에서 격리됐으며, 업무를 전혀 하지 못하고 사내 전산망에서도 차단당했다고 주장한다.
MBC는 이날 진정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MBC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인정과 서울서부지법의 근로자 지위 임시 보전 결정에 불복해 계속 법적 다툼을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갈등은 사법부에서 해고 무효 여부를 최종 판단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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