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흰앵무새(Corella) 수십마리가 나무와 하늘에서 무더기로 떨어져 죽는 기이한 사건이 발생했다.
죽은 앵무새들은 눈과 부리에서 피를 흘리는 등의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호주에서 보호종으로 분류되는 긴부리 흰앵무새(long-billed corella) 60마리가 원트리힐 지역에서 집단 폐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동료의 연락을 받고 새들을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캐스퍼스 조류 구조대`(Casper`s Bird Rescue) 소속 사라 킹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킹은 "나무와 하늘에서 새들이 떨어져 내렸다"면서 "공포 영화의 한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죽은 앵무새 두세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새들이 날지도 못하고 땅에서 울부짖었으며, 부리에서 피를 토했다"고 비참했던 상황을 묘사했다.
발견된 앵무새 60마리 중 58마리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
앞서 호주 정부는 `작은 흰앵무새` 종을 유해조류로 지정하고, 지난 3월에는 지역 의회가 가스를 이용한 조류 안락사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떼죽음을 당한 앵무새 대다수는 보호종인 긴부리 흰앵무새로, 작은 흰앵무새와는 다른 종이다.
킹은 "발견된 60마리 앵무새 중 3마리를 뺀 나머지가 모두 보호종이었다"면서 "방식 자체도 옳지 않았으며, (동물보호)법에도 어긋났다"고 비판했다.
구조대 측은 "특정 조류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한 독살로 보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어떤 독 성분이 쓰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킹은 특히 이 같은 방식의 독살은 몇주에 걸쳐 체내에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고 끔찍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