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피부질환인 `건선`을 앓는 환자는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건선이 없는 사람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와 방철환 임상강사,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이석준 교수, 윤재웅 연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2002∼2013년 건선과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2천762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분석 결과 건선 환자는 건선을 진단받지 않은 대조군보다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2배 이상 높았다.
불안장애가 2.92배로 가장 높았고 신경증성 장애 2.66배, 정신적인 갈등 때문에 신체에는 문제가 없는데도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신체형 장애 2.62배, 비기질성 수면장애 2.58배 순으로 나타났다. 급성스트레스 반응은 1.25배 높았다.
환자 특성을 보면 여성은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았고, 남성은 신경증성 장애와 신체형 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높았다.
정신질환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급성스트레스 반응이 61일로 가장 짧았고, 우울증과 신경증성 장애가 각각 196일과 224일로 가장 길었다. 불안장애, 신체형 장애, 비기질성 수면장애는 86일에서 94일로 발병까지 3개월가량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건선 환자가 불안장애에 걸리는 기간은 53일로 2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공동 제1 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방 임상강사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와 관계된 염증 반응이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건선은 대표적인 T세포와 관련된 질환으로 정신질환과의 연관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교수는 "건선환자의 정신질환 위험도가 높고 일부 질환은 2∼3개월 만에 발생할 수 있다"며, "건선 환자가 불안 증상이나 우울 증상, 불면증 등이 있을 경우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6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