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출시할 예정이었던 운동화 디자인이 논란을 빚자 해당 에디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민의례 기립을 거부해 파문을 일으킨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31)이 운동화 디자인이 "과거 미국의 노예제 시절을 상징한다"며 항의한 이후에 내려진 조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나이키가 "성조기의 초기 디자인이 그려진 `에어맥스1 퀵스트라이크 7월 4일` 제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문제의 제품을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운동화는 나이키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도 사라졌다.
캐퍼닉을 비롯한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는 온라인에서 공개된 운동화의 옛 성조기 디자인이 "과거 노예제 시절과의 연관성을 드러내는 모욕적인 상징"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벳시 로스라는 초기 성조기 제작자의 이름을 따 `벳시 로스기`(Betsy Ross Flag)로도 불리는 이 성조기는 미국 독립혁명이 일어난 1770년대에 처음 고안됐다.
오늘날의 성조기와는 달리 좌측 상단에 13개의 식민지를 나타내는 별 13개가 원형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후 다른 주(state)가 포함되면서 성조기 속 별의 개수도 늘어났다.
지난 2016년에는 미시간주의 한 고등학교 미식축구 경기에서 학생들이 벳시 로스 성조기를 흔들며 응원하는 장면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학교 담당자는 당시 옛 성조기가 누군가에겐 `백인 우월주의와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비칠 수 있다며 지역 신문에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했다.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CCP)는 일부 극단주의 단체가 미국의 다양성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벳시 로스 성조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나이키는 지난해 9월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캐퍼닉을 나이키 30주년 대표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가 됐었다.
당시 캐퍼닉은 `무릎 꿇기`로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에서 계약이 끝난 뒤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태였다.
캐퍼닉의 행동이 `애국심 대 인종차별`이란 대립 구도로 비화하면서 나이키 광고도 반대 측의 반발에 부딪혔지만, 광고 이후 오히려 판매량이 늘고, 주가도 올해에만 15% 이상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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