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로키산맥에서 또 한 번 악몽에 시달렸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천적` 타자들을 만나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고 시즌 10승·통산 50승 고지를 밟는 데 실패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방문경기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안타 9개를 맞고 7실점 했다.
삼진 4개를 잡았으나 볼넷도 1개 허용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로키산맥 자락에 있는 쿠어스필드는 해발고도가 약 1천600m에 달하는 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공기 밀도가 낮아 타구가 다른 구장보다 더 멀리 날아간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으로 투수들의 무덤으로도 불린다.
류현진도 쿠어스필드에서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4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부진했다.
류현진이 홈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산 24승 13패로 맹위를 떨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4년 6월 7일 쿠어스필드 첫 등판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지만, 2017년 4월 9일에는 4⅔이닝 2실점으로 패전했다.
그해 5월 12일에는 4이닝 동안 10실점을 하며 무너졌고, 9월 30일에는 2이닝 5실점을 하고 강판당했다.
쿠어스필드의 구장 특성만 류현진의 투구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류현진은 콜로라도 타자들과 천적 관계도 맺고 있다.
최대 천적은 콜로라도 3루수 놀런 에러나도다. 에러나도는 이날 1회 말 첫 타석에서 2점 홈런을 터트리고, 4회 말에도 2루타를 날려 류현진을 흔들었다.
이 경기를 포함해 에러나도의 류현진 상대 타율은 0.714(23타수 15안타)에 달한다.
류현진은 5회 말 홈런 2방 등 5피안타로 무너지며 5-7로 밀린 뒤 에러나도 타석을 앞두고 불펜 조 켈리로 교체됐다.
류현진은 개막 후 15경기 연속 2자책 이하 경기를 펼쳤지만, 이날 쿠어스필드에서 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올 시즌 최고의 투수로 부상하며 사이영상 수상자로도 거론되는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와 에러나도를 넘지 못하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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