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32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 잠적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아들이 도피 21년 만에 두바이에서 검거됐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명수배 중인 정태수 전 회장의 넷째 아들 정한근(54) 씨가 최근 두바이에서 검거됐다.
한근 씨는 1997년 11월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회사인 동아시아가스(EAGC)를 세우고선 회삿돈 3천270만 달러(당시 한화 320억원)를 스위스의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IMF 외환위기 직전 한보그룹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던 그는 1998년 한보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취를 감췄다. 당시 그는 국세 294억원을 체납한 상태이기도 했다.
한근 씨에 대한 신병 확보가 어려워지자 검찰은 2008년 9월 공소시효 만료를 이틀 앞두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 국외 도피 및 횡령 혐의로 그를 불구속기소 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직원들을 두바이에 파견해 한근 씨를 송환하는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송환이 이뤄지면 10년 넘게 미뤄진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한보 사태` 장본인인 정태수 전 회장 일가는 외환위기 이후 계속해서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전 회장의 경우 현재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태다. 1923년생인 정 전 회장은 생존해 있다면 96세의 고령이다.
정 전 회장은 국세청이 2014년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 중 체납액이 1위였다. 체납액은 2천225억원에 이른다.
정태수 아들 도피 21년만 두바이서 검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