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이번에 무선사업(IM)과 반도체·부품(DS)부문 사장단을 잇따라 소집해 사업 전반을 직접 챙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로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시급한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4일 삼성전자 수원캠퍼스에서 무선사업(IM)부문 사장단으로부터 전날 열린 `IM부문 글로벌전략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차세대 기술과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노희찬 경영지원실장 사장,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을 주문했다. 무선사업 부문은 당장 화웨이 사태에 대한 대응과 함께 품질 논란 속에 출시가 연기된 갤럭시폴드 재출시와 하반기 기대작 갤럭시노트10 공개 등 굵직한 현안들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 그 동안의 성과를 수성(守城)하는 차원을 넘어 새롭게 창업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인 13일에는 반도체·부품(DS) 부문 사장단을 2주 만에 다시 소집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2주 만에 사장단을 다시 불러모은 것은 최근 반도체 불황이 더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내일(17일)은 전자계열사도 방문한다. 삼성전기를 방문해 전장용 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이서 소비자가전(CE)부문과 다른 계열사 사장단도 순차적으로 만날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동안 미래전략을 세우고 삼성전자 각 부문과 계역사 간의 조정 업무를 하던 사업지원TF가 검찰 수사로 마비된 상태"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사장단을 만나 투자계획을 챙기는 건 미래에 대해 투자와 위기의식을 동시에 주문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