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학교에서 만난 친구를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 4명이 자수했다.
이들은 2시간여 동안 돌아가며 폭행한 후 피해학생이 숨지자 도주해 이틀간 시신을 원룸에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A(19)군 등 10대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 9일 오전 1시께 광주 북구의 한 원룸에서 친구 B(18)군을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8일 저녁 배달 음식을 함께 시켜 먹고, 9일 오전 1시부터 B군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B군에게 일행 4명 중 한 친구를 놀리라고 억지로 시키고, 놀림을 받은 친구가 B군을 폭행하는 행위가 수차례 이어졌다.
A군 등은 주먹과 발길질로 B군의 얼굴·가슴·배를 폭행했으며, 4명이 돌아가며 1인당 수십차례씩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후 도주하기 20분 전 B군이 의식을 잃었다고 이들이 진술한 점으로 미뤄, 이들의 폭행이 2시간 이상 이어진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폭행 과정에서 B군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을 쉬지 않자, A군 등은 심폐소생술을 하기도 했다.
결국 B군이 숨진 것을 확인한 이들은 렌터카를 빌려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함께 도주했다가 순창경찰서에 11일 0시 35분께 자수했다.
A군 등은 자수하며 "광주 북구 두암동 원룸에 친구 시신이 있다"고 진술해 이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북부서 형사과 강력팀이 시신을 확인하고, 이들을 광주로 압송해왔다.
A군 등 4명은 지난해 광주의 한 직업학교에서 만난 B군을 심부름시키려고 데려와 올해 3월부터 한 원룸에서 생활했다.
조사결과 A군 등은 약 2개월 동안 우산·목발·청소봉까지 동원해 함께 살던 B군을 상습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의 시신에서는 무수히 많은 멍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미성년자인 피의자들을 부모 입회하에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범행 전 원룸 들어가는 10대 4명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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