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에 대한 검찰 재수사가 진행됐지만, 돈을 받은 사람의 정체는 끝내 밝히지 못하고 관련자들만 위증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는 4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 5명을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남산 3억원’은 신한금융 측이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 측에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남산에서 3억원을 건넸다는 사건입니다.
재수사를 진행한 검찰은 2008년 2월 이백순 전 행장의 지시를 받은 직원들이 현금 3억원이 담긴 가방 3개를 남산 자유센터주차장에 가져갔고, 이 전 행장이 접선한 사람이 운전한 차량 트렁크에 실어준 사실은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3억원을 최종 수령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이 전 은행장의 지시를 받은 신한은행 직원들은 `수령자 인상착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고, 과거사위가 수령자로 추정한 이 전 의원과 보좌관들은 수령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고 전해졌습니다.
또 이 전 은행장은 3억원의 존재 자체를 `날조`라고 주장하면서 관련 사실을 부인해, 수령자와 그 목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입니다.
검찰은 신상훈 전 사장의 횡령 사건과 관련해 위증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신 전 사장 횡령 사건은 2005~2009년 이희건 신한금융 명예회장과 라 전 회장 몰래 이 전 회장의 경영자문료 지급 명목으로 총 15억6000만원을 조성해 횡령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검찰 조사에서 신 전 사장은 이희건 명예회장과 상관없이 경영자문료 상당액을 사용하고 비서실을 통해 관리했음에도, 이 명예회장을 위해 쓴 것처럼 사용내역을 조작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백순 전 은행장은 3억원 전달에 주도적으로 기여했음에도 고소 직전까지 몰랐다고 부인하며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한편, 검찰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에 대해 증거 불충분 등으로 불기소 처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