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 보수당의 차기 당대표 및 총리 유력후보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노 딜`(no deal)을 감수하더라도 10월 말 반드시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노 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당초 영국은 지난 3월 29일을 기해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연기되면서 10월 31일로 미뤄졌다.
25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전날 메이 총리의 사퇴 발표 소식이 전해진 뒤 스위스경제포럼(SEF)에서 연설을 통해 브렉시트와 관련한 생각을 밝혔다.
존슨 전 장관은 새 내각의 추진력에 관해 언급하면서 "(영국의) 새 리더는 일을 좀 다르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전 장관은 그동안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합의를 하든 안 하든(deal or no deal) 우리는 10월 31일 EU를 떠날 것"이라며 "좋은 합의를 얻기 위해서는 `노 딜`에 대비돼 있어야 한다. 그냥 떠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슨 전 장관은 아울러 영국 하원이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결정을 번복하는 것을 막는 입법을 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인 그가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영국 총리에 선출되면 브렉시트와 관련해 영국 정부가 더욱더 단호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의 소식통은 존슨 전 장관이 메이 총리의 사퇴 발표 직후 동료 하원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존슨 전 장관이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는 물론 EU 잔류 성향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친 EU 성향 각료인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친구들에게 존슨 전 장관을 지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딜`도 불사한다는 존슨 전 장관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당 대표를 맡아야 차기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EU 잔류 지지자인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 역시 자신은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존슨 전 장관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도 나는 그와 일을 해 봤다. 그가 외무장관이었을 때 나는 내무장관이었다. 우리는 함께 일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취재원은 러드 장관이 대표 경선 후반에 존슨 전 장관 지지를 밝힐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메이 총리 후임 보수당 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존슨 전 장관 외에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이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 역시 메이 총리 사퇴 발표 직후 당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하기 위해 의장직을 사임했다.
전날 메이 총리가 6월 7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보수당은 그 다음 주부터 당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시작할 예정이다.
보수당은 6월 말까지 당대표 최종 후보 2명을 압축한 뒤 7월 말까지 최종 선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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