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로 큰 폭 내렸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5달러(1.4%) 하락한 61.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전일 오후 늦게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 정부 관계자가 오는 10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가 기존 10%에서 25%로 인상될 예정이라고 밝힌 여파다.
미국은 중국이 기존에 합의한 무역정책 관련 약속에서 후퇴했다면서, 이같이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트위터를 통해 내놓은 관세 인상 발언이 단순히 협상용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미국은 류허 부총리 등 중국 대표단과 오는 9일과 10일에도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촉박한 협상 기간 등을 감안하면 관세가 인상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장중 한때 55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위험자산 투자가 급속히 위축됐다.
미국의 관세 인상 등으로 양국의 충돌이 다시 격화하면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원유 수요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급부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증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유가 하락에 힘을 보탰다.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사우디가 이란산 원유 공급 축소를 보충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사우디가 이란 원유 퇴출에 맞춰 서서히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면서 브렌트유 전망을 현 수준인 배럴당 70달러로 제시했다.
이란과 미국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중동 지역에 항모전단과 폭격기 등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심리전`이라면서 특별한 군사적인 대응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군사적 행동 긴장이 고조되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유가가 당분간 미·중 무역협상 소식에 연동해 움직일 것으로 봤다.
인터팍스 에너지의 아비세크 쿠마르 연구부문 대표는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격화가 유가에 다시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면서 "무역분쟁에 세계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쳐 수요 측면 우려를 다시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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